감독 10여명 들어갔는데 대리응시 아무도 몰랐다

감독 10여명 들어갔는데 대리응시 아무도 몰랐다

이주원 기자
입력 2020-04-10 01:52
수정 2020-04-10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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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재발한 수능 대리시험

현역 병사, 선임 부탁에 대신 시험 치러
신분증-수험표 대조하고도 눈치 못 채
당시 감독관들 “특이사항 없었다” 진술
2월 권익위에 접수된 제보 통해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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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제18시험지구 7시험장이 마련된 개포고등학교 고사장 책상에 ‘수능 샤프’와 시계가 놓여 있다.   2019.11.14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제18시험지구 7시험장이 마련된 개포고등학교 고사장 책상에 ‘수능 샤프’와 시계가 놓여 있다. 2019.11.14 연합뉴스
공군 현역 병사가 선임병의 부탁으로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리 응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수능 대리시험이 적발된 것은 2004년 11월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이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수능 감독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공군에 따르면 A상병은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고교에서 진행된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당시 병장이던 B씨를 대신해 시험을 치렀다. A상병은 B씨의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과 수험표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감독관들은 수험생과 신분증, 수험표를 대조하는 본인 확인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사건은 지난 2월 11일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인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제보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인 뒤 지난 2일 군사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B씨는 당시 지방 소재 대학생 신분이었지만 수능을 다시 치르기 위해 소위 ‘명문대’ 출신인 A상병에게 대리시험을 요구했다. B씨는 수능에 접수한 뒤 부대에 수험표를 제출해 ‘특별외출’을 허가받았다. A상병도 정기 휴가를 사용해 수능 당일 함께 부대를 나섰다.

B씨는 서울 소재 3곳의 대학교에 응시해 한 사립대에 최종 합격했지만 입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A상병에게 다른 대학의 2차 면접까지 대신 봐 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은 A상병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대가 수수와 강압 여부 등 구체적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초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B씨에 대해서도 지난 6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A상병은 조사 과정에서 대리시험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5년 만에 대리시험이 적발되면서 감독 체계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로 구성된 감독관은 교실당 2명(탐구영역 3명)이며 교시별로 교체하게 돼 있다. A상병이 시험을 치렀던 시험장에는 총 10여명이 감독관으로 들어갔지만 누구도 대리시험을 적발하지 못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고사장에 들어간 정감독관 4명을 조사한 결과 모두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교육부 ‘수능부정행위심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감독관 등에 대한 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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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희원 서울시의원 “‘서울별빛명소’ 흑석수변길 선정 쾌거”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04-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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