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클럽 붕괴사고…순식간에 무너지며 사람들 쏟아져내려

광주 서구 클럽 붕괴사고…순식간에 무너지며 사람들 쏟아져내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07-27 11:28
수정 2019-07-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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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클럽 복층 붕괴로 19명 사상
광주 서구 클럽 복층 붕괴로 19명 사상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 내부의 모습. 2019.7.27
독자 제공=연합뉴스
클럽 복층 붕괴로 2명 사망·16명 부상
‘예고된 인재’ 복층 구조물 불법 설치

수영선수권대회 외국인 선수 8명 부상
소방당국·경찰, 붕괴사고 경위 조사 중

광주 서구의 한 클럽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2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참가 선수 8명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클럽 내부에 불법 증·개축한 복층 구조물 위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구조물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7일 광주시와 광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9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건물 2층의 클럽 내 복층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구조물 아래 있던 손님들이 깔리면서 최모(38)씨가 숨지고, 중상을 입어 대학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던 오모(27)씨도 끝내 사망했다.

부상을 당한 16명은 광주 시내 병원이나 선수촌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피해 선수 8명 중 1명은 광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1명은 치료를 받고 선수촌으로 복귀했다.

나머지 6명은 가벼운 부상으로 사고 직후 선수촌으로 돌아온 뒤 선수촌 메디컬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들 중 3명은 다시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선수들은 손과 다리에 열상을 입어 봉합 수술을 받았다.

다친 선수 중 여성은 6명이며, 국적은 미국 3명·뉴질랜드 2명·네덜란드 1명·이탈리아 1명·브라질 1명이다.

브라질(경영) 선수를 제외하고 모두 수구 선수들이다.

미국 여자 선수들은 전날 스페인을 누르고 우승했다.

조직위는 다친 선수들이 입원 치료 중인 병원과 선수촌을 찾아 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 지원을 할 계획이다.

또 피해 선수에 대해 치료·수송·통역 서비스와 국제수영연맹(FINA)와 함께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복층으로 된 클럽 내부에 손님과 종업원 등 수백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로 머리와 팔, 허리 등을 다친 김모(32)씨는 ㄷ자 형태 바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내외국인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머리 위에 있던 선반 형태의 구조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면서 “사람들도 함께 쏟아져내렸고, 비명과 함께 사방에 파편이 튀었다”고 말했다.

음악 소리가 커서 붕괴 전 별다른 조짐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무너진 곳이 메인 자리라서 그쪽에 손님들이 가장 많았다. 5년 전 클럽에 처음 왔을 때부터 위험해 보였던 구조물이었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로 위층에는 극장 등이 있으며 피해는 클럽이 있는 2층에서만 발생했다.

이 클럽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지만, 젊은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감성주점’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바닥에서 2.5m 높이에 설치된 7~8평 넓이의 복층 구조물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붕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복층 상판이 내려앉는 바람에 구조물이 덮치면서 주위에 있던 손님들이 깔린 것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2시 39분쯤 신고를 접수했다.

2시 46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시작, 3시 35분쯤 구조를 완료했다.

김영돈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정밀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불법 증축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광주 서구에 따르면 이 클럽은 건물 2층 영업장 내부에 ‘ㄷ’자 형태의 복층 구조물을 설치해 영업했다.

행정기관에 신고된 클럽의 연면적은 하부 396.09㎡, 복층 108㎡ 등 총 504.09㎡다.

그러나 클럽 측이 약 200㎡ 면적의 복층 공간을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증축한 것으로 행정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구조물이 무너져내린 곳도 불법 증축한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술하게 만들어진 구조물이었지만 클럽 측이 인원수 제한을 두지 않아 손님들은 자유롭게 복층을 오르내렸다.

건물주는 “시설물 배치 등을 고려하면 100여명이 들어가면 꽉 찬다”고 말했지만, 소방당국은 CC-TV 분석 결과 사고 당시 클럽에 370여명이 입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별반(TF)을 꾸려 클럽의 불법 증·개축 여부와 인허가 과정,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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