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노동 연한 65세’ 상향 배경은…고령노동 증가현실 반영

‘육체노동 연한 65세’ 상향 배경은…고령노동 증가현실 반영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21 15:28
수정 2019-02-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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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비해 ‘평균여명·법정 정년’ 늘어나…국민연금 수급시기도 감안

으랏차차~ 체력측정받는 학교보안관
으랏차차~ 체력측정받는 학교보안관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국민체력센터에서 열린 ‘2017 학교보안관 체력측정’에서 서울시 초등학교의 한 학교보안관이 악력 테스트를 받고 있다. 학교보안관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학생보호인력이다. 2013년부터 서울시는 학교보안관들의 체력적 한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고령자 고용도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체력측정을 시행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대법원이 30년 만에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한 것은 저출산·고령화가 장기화하면서 고령자에 대한 노동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0세로 규정하는 판결이 내려진 1989년에 비해 국민 평균여명(어떤 시기를 기점으로 그 후 생존할 수 있는 평균 연수)과 법정 정년이 늘어나거나 연장된 점, 국민연금 수급 시기가 2033년부터 65세로 늦춰지는 점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하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근거로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되면서 국민평균 여명과 법정 정년 등의 제반사정이 변했다”고 밝혔다.

‘일반 육체노동에 종사할 수 있는 연한은 보통 60세가 될 때까지로 하는 것이 경험칙’이라는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오래됐으므로, 새로운 경험칙을 기준으로 노동가동 연한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국민 평균수명이 1989년 남자 67세, 여자 75.3세에서 2015년 남자 79세, 여자 85.2세로, 2017년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어난 점을 들었다.

아울러 법정 정년이 만 60세 또는 만 60세 이상으로 연장된 점, 2013년 개정된 고용보험법이 65세 이후에 새롭게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만을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한 점, 국민연금 연금수급개시연령이 2033년 이후부터 65세로 변경되는 점 등도 근거로 제시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제반사정의 변경에 따라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은 심화했고, 육체노동시장에서의 고령인구 비중이 크게 증가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노동자의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1989년 9.3%에서 2018년 21.1%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판결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노동가동 연한을 65세 이상으로 상향하고 있는 외국 법원의 판결례도 이번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원은 대체로 65세를 노동가동연한으로 보고 인정하고 있고, 독일 법원은 법정정년을 67세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노동가동연한도 67세로 인정한다. 일본 법원도 마찬가지로 67세로 인정한다.

반면 보험료 상승과 청년실업 증가 등 일각에서 제기한 우려는 노동가동 연한 상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대법원은 판단한 것으로도 보인다.

보험료는 ‘위험분산’이라는 보험의 본질적 속성이나 보험사고, 보험금 지급원칙 등 여러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 보험료 상승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나 구체적인 연구결과가 아직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노동가동 연한 상향으로 노년층이 청년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노인과 청년의 근로직종이나 근로환경이 반드시 동일하다고는 볼 수 없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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