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교사 살해 피의자 범행 ‘다량의 실오라기가 간접 증언’

제주 보육교사 살해 피의자 범행 ‘다량의 실오라기가 간접 증언’

입력 2018-12-21 21:59
수정 2018-12-2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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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증거 차량·소지품·시신 피부서 발견, 범죄 추론 근거

9년 10개월간 장기 미제로 남아 있던 제주 보육 여교사 살인사건 피의자가 경찰 재수사로 9년 만에 구속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 박모(49)씨가 결정적으로 덜미를 잡힌 것은 자신이 운전하던 택시와 옷, 그리고 피해 여성의 피부조직, 가방, 치마, 휴대전화 등에 남은 미세증거물 때문이었다.

이 사건을 재수사한 제주지방경찰청은 피해 여성 A(당시 27)씨의 오른쪽 어깨 부위 피부조직에서 구속된 박모(49)씨가 사건 당시인 2009년 2월 입었던 옷과 유사한 실오라기를 발견했다.

겨울이 채 지나기 전인 2월 날씨에 옷이 벗겨진 시신 피부조직에서 발견된 다른 사람의 옷 실오라기는 상호 점촉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경찰은 2∼3㎝ 크기의 작은 옷 실오리를 미세증거 증폭 기술을 이용해 피의자 박씨가 사건 당시 착용한 셔츠와 유사한 종류임을 입증했다.

미세증거 증폭 기술이란 섬유, 페인트, 토양, 유전자, 쪽지문 등 미세한 증거물을 무한대로 확대해 형태나 재질 종류를 확인, 동일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과학 기술 발전으로 수사에 적극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실오라기는 단지 A씨의 피부조직에서만 발견된 것이 아니다.

경찰은 지난 5월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집중적인 추가 증거 수집에 나섰다.

그 결과 박씨에게서도 실오라기를 발견해 증폭 기술을 이용, A씨가 사건 당시 입던 옷과 유사한 실오라기를 다량 발견했다. A씨와 유사한 옷 실오라기는 2009년 택시기사였던 박씨가 당시 몰던 택시 운전석, 바닥, 뒷좌석, 트렁크 등 차량 대부분에서 나왔다.

경찰은 “여성의 옷 실오라기가 차량 여러 곳에서 발견된 것은 박씨와 물리적인 다툼이 있었다는 것을 강력하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발생 당시 폐쇄회로(CC) TV 장면에 대해 민간 등의 보정작업을 진행, A씨가 탔을 것으로 보이는 영상의 택시가 박씨의 것과 종류와 색깔이 동일한 것으로도 확인했다.

2009년 2월 1일 A씨는 제주시 용담동에서 택시를 타고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집으로 가는 도중 실종됐다.

이후 일주일 뒤인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인근 농로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두 달 후인 그해 4월 이 사건 관련 유력한 용의자로서 박씨를 붙잡았다.

당시 박씨가 용담동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돼 A씨의 탑승 장소 부근에도 있었음이 증명됐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조사한 끝에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한 박씨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직접적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 데다 A씨의 사망 시점이 박씨 행적과 관련이 없다는 부검 결과가 나와 풀려났다.

경찰은 지난 4월부터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재수사에 돌입했다.

사망 시점도 이번 재수사에서 실종 당일인 2월 1일 오전 3시에서 휴대전화가 꺼진 오전 4시 5분 사이로 재조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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