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논란의 시작 4월, 수면위로 떠오른 흔적들

‘혜경궁 김씨’ 논란의 시작 4월, 수면위로 떠오른 흔적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1-21 09:32
수정 2018-11-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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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수사대 처음 의혹 제기…전해철 의원 고발로 수사 시작

이른바 ‘혜경궁 김씨’로 세간에 알려진 트위터 계정 사건 수사가 진행될수록 지난 4월을 주목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8.11.2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오후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 조사를 마친 뒤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8.11.2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그동안 몰랐던 4월의 ‘미심쩍은’ 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네티즌 수사대가 당시 ‘정의를 위하여’로 활동해 오던 문제의 계정에 ‘혜경궁 김씨’라는 네이밍을 한 시점은 익히 알려진대로 4월이며, 이에 맞춰 전해철 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계정의 소유주를 가려달라고 고발장을 냈다.

여기까지는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혜경궁 김씨’라는 의심을 받아온 김혜경씨 측이 4월에 했던 두가지 일을 들으면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하게 일단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측은 아이폰에서 또다른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포털사이트인 다음 아이디를 탈퇴했다.

‘혜경궁 김씨’ 논란의 중심에 서게된 4월, 과연 그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을 앞두고 이재명 전 성남시장, 전해철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 등 예비후보들이 격돌하던 4월.

그달 3일 전현희 의원이 전해철 의원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자 ‘정의를 위하여(@08__hkkim)’ 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주는 “트위터에 있는 인간들이 민심은 아냐 그치? ㅋㅋㅋ”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한 네티즌이 “이 분? 늘 궁금했는데 혹시 김혜경씨세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네티즌 수사대의 포문이 열렸다.

같은달 8일 전 의원은 자신을 ‘자한당과 손잡았다’고 조롱한 이 트위터 계정주를 경기도선관위에 고발했다.

‘혜경궁 김씨’의 실체를 밝히는 주체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는 계기가 됐다.

도 선관위는 검찰에, 검찰은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고 불과 며칠 만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이 즈음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은 폐쇄됐다.

경찰은 먼저 미국 트위터 사에 해당 계정주의 정보와 로그 기록 등을 요청했으나 같은 달 23일 거부당했다.

계정주를 찾을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 무산된 것이다.

수사가 진행되던 중 민주당은 같은 달 20일 경기지사 경선에서 이 지사를 후보로 확정했다.

수사를 통해 나중에야 확인된 사실이지만 ‘혜경궁 김씨’로 지목된 김씨 측은 4월 수사가 시작되자 번호를 바꿔 새 단말기를 구매해 사용했다.

김씨가 2016년 7월 16∼19일 안드로이드폰에서 교체해 사용해 온 첫번째 아이폰은 ‘행방불명’ 됐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g메일 아이디 ‘khk631000’와 동일한 포털 다음의 ID도 4월 탈퇴 처리됐다. 공교롭게도 그 마지막 접속지는 이재명 지사 자택으로 조사됐다.

네티즌수사대의 의혹 제기에서부터 전해철 의원의 계정 고발, 당국의 수사 착수, 김씨측의 아이폰 휴대전화 교체, 다음 아이디 삭제,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선출 등 굵직한 사건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모두 4월에 벌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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