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비리’ 처벌하고 국공립 확충하라” 엄마들 도심 집회

“‘유치원 비리’ 처벌하고 국공립 확충하라” 엄마들 도심 집회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20 13:57
수정 2018-10-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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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은 비즈니스가 아니야…감사원·국민권익위 진정할 것”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 공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유치원 학부모들이 20일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책임자 처벌 및 유치원 국가회계시스템 도입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은 이날 오전 시청역 앞에서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대부분 유치원생 자녀를 둔 30∼40대 여성이 40여명 참가했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상냥한 집회’라고 공지됐던 터라 참가자 절반 정도는 자녀를 데려왔다.

참가자들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교육당국 책임자 처벌, 에듀파인 무조건 도입, 비리 유치원 퇴출, 국공립 단설유치원 확충’ 등을 피켓과 구호로 요구했다. 엄마들은 페미니즘 운동을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었고, 아이들은 보라색 풍선을 손에 쥐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해 국무조정실과 교육청이 유치원 비리를 적발하고도 비리 유치원 이름은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정부와 교육청 등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및 행정소송을 벌여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밑바탕에 정치하는 엄마들의 노력이 있었다.

국무조정실 상대로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벌인 장하나(19대 의원)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한유총은 억울하다고 하는데, 끝까지 발악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나쁜 유치원이 극소수라면 그런 유치원을 한유총에서 제명하면 되는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교육당국이 다음 주에 대책을 낸다는데, 학부모나 교사 목소리는 듣지 않아서 믿음 가지 않는다. 뒤에서 한유총과 모의하고 있을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다음 주에는 교육부를 상대로 비리 유치원 공개가 왜 늦어졌는지 따질 것이고, 감사원·국민권익위 진정으로 공무원 중 책임자 처벌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천교육청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인 김신애 씨는 “(유치원 비리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에 있다”면서 “유아교육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공공성이 확보돼야 하는 교육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첫째가 유치원에 다닌다는 진유경 씨는 “한유총은 지난해 법정지원금을 올려줄 것과 국공립 유치원 확충하는 국정과제를 중단할 것, 설립자가 재무회계 규칙을 제정하도록 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집단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면서 “1년 지난 지금 보니 그랬던 원장들이 명품백 사고 김치냉장고 사고 그랬다”고 꼬집었다.

진씨는 “지난해 신생아 수가 35만명이라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점점 아이를 안 낳는 데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비리 유치원 이슈만 보더라도 아이를 믿고 맡길 데가 없는 나라다.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우리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각각 900명·3천명 규모 집회를 열고 광화문 인근에서 청와대 앞까지 행진하며 각자의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학비노조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돌봄노동자가 전일제 노동자가 돼야한다”면서 “지금 정책은 돌봄교실 늘리는 데만 급급해 시설비 위주로 예산을 책정하는데, 초단시간 근무를 하며 열악한 상황에 놓인 돌봄교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나흘 뒤면 통보 5년을 맞는 법외노조 결정 취소와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한 지 125일째”라면서 “전교조 법외노조 결정을 즉각 취소하고, 해직교사 원상 복직 및 노동3권을 보장하고, 교원평가 및 성과급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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