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사관 ‘차량돌진’ 여가부 과장 “귀신에 씌어서…”

미국대사관 ‘차량돌진’ 여가부 과장 “귀신에 씌어서…”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6-08 11:41
수정 2018-06-0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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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윤씨 경찰 조사서 과대망상증 주장
차량 소유주는 여가부 법률자문 변호사
돌진 직전 운전대 넘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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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가 틀어질 정도로 강한 충격
바퀴가 틀어질 정도로 강한 충격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대사관 출입문으로 돌진한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사고를 낸 윤 모 씨는 경찰에 “북한과 얽힌 사연이 있어서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고 싶어 대사관을 들이받았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2018.6.7
연합뉴스
“미국으로 망명하고 싶다”면서 승용차를 몰고 미국 대사관으로 돌진해 체포된 공무원이 과대망상증으로 치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승용차로 미국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은 혐의로 체포된 여성가족부 4급 공무원 윤모(47)씨를 조사한 결과, 윤씨는 과대망상증 환자로 과거 2차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8일 밝혔다.

윤씨는 지난 7일 오후 7시 22분쯤 그랜저 승용차로 서울 종로구 미국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는 “헬프 미(도와달라), 미국으로 망명하고 싶다”라고 소리를 질렀으며, 현장에서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체포됐다.

윤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고 귀신에 씌었다”면서 “미국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들어가 망명 신청을 하면 미국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지난해 8월 여가부 미국 연수 후보자로 선정된 후 최근 영어공부를 하면서 증상이 재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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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상태 촬영하는 미 대사관 관계자들
피해 상태 촬영하는 미 대사관 관계자들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대사관 관계자들이 차량돌진사고 피해 정도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사고를 낸 윤 모 씨는 경찰에 “북한과 얽힌 사연이 있어서 미국으로 망명을 떠나고 싶어 대사관을 들이받았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2018.6.7 연합뉴스
윤씨와 함께 탄 A씨는 해당 차량의 소유자로 평소 여가부 법률 자문을 해 주는 변호사로 파악됐다. A씨는 “윤씨가 법률 자문 할 게 있다고 불러내 오후 6시쯤 서울역에서 만나 대사관까지 함께 차를 타고 왔다”면서 “내가 운전하던 차를 대사관 옆 비자신청소 앞에서부터 윤씨가 운전하겠다고 우겨서 별 생각 없이 바꿔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동승자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후 가족과 동료를 통해 정신병력,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여성가족부 내부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처 내에서 윤씨는 1999년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와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한 우수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는 대통령 표창도 받을 만큼 성과도 훌륭해 지난해 하반기에 장기국외연수 대상자로 선발됐다. 오는 8월 미국으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다. 최근 5년간 병가를 낸 기록도 없을 정도로 근무태도가 좋았던 윤씨는 사건 당일 오전 근무만 하고 반차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여가부 측은 “경찰청에서 연락이 오면 해당 내용에 따라 직위해제 등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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