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

[단독] ‘5평짜리 빈민’… 도 넘은 청년임대 혐오 안내문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18-04-06 22:40
수정 2018-04-1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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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청역 아파트 님비 논란

알짜부지에 저렴한 청년주택 공급하자
이웃 주민들 “집값 하락·슬럼화” 반대
“정책 반대 넘어선 악의적 표현” 지적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가 서울시의 청년임대주택 정책을 반대하며 청년들을 빈민으로 규정한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되고 있다. 정책에 반대할 수 있는 권리를 고려하더라도 님비(NIMBY·내 지역에는 안 된다) 현상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 ‘5평형 빈민아파트 신축 건’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석락희씨 제공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 ‘5평형 빈민아파트 신축 건’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석락희씨 제공
6일 이 아파트 일부 주민으로 구성된 ‘하이마트 부지 기업형 임대아파트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작성한 ‘5평형 빈민아파트 신축 건’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보면 “시가 5평짜리 빈민아파트를 신축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주택이 허가되고 신축될 경우 우리 아파트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아파트 가격 폭락 ▲연약지반에 지하 6층 굴착 시 아파트 안전 문제 발생 ▲심각한 교통혼잡 문제 발생 ▲일조권·조망권 주변환경 훼손 ▲빈민지역 슬럼화 ▲아동·청소년 문제 불량 우범지역화 ▲보육권 교육 취약지역화 문제 발생 등을 언급했다.

주민 석락희(59)씨는 “지난 수요일에 퇴근하는데 엘리베이터에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반대 서명도 받더라”면서 “청년들을 빈민이라고 표현했는데 악의적이다. 정책에 반대할 수는 있지만 과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내문에 ‘억지입니다. 그리고 공존하며 사는 것이 마땅하지,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직접 적었다.

주민들이 주장한 빈민아파트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이다. 도심 역세권에 주변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 청년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만 19~39세가 대상이다.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지하 5층~지상 19층 건물 2개 동(전용면적 17~37㎡, 626가구)이 들어선다. 시는 지난달 주민 공람 공고를 마쳤다.

서울시는 비상대책위 주장이 과장되고 과도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지반안전 등의 문제는 안전과 직결돼 있어 당연히 철저히 관리, 감독하겠다”면서 “청년주택이 빈민아파트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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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비상대책위를 구성했다. 오는 9일 서울시장과 (이 문제를 갖고) 면담할 예정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8-04-0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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