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내역과 사용처 일치…호텔·백화점·리조트 등 용처 다양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년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서 빼돌린 것으로 의심받는 300억원대 회사 자금 가운데 일부는 다스 법인카드를 통해 이 전 대통령 내외가 소비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나타났다.21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이 1995년 다스로부터 법인카드 한 장을 전달받아 그해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12년간 이 카드를 사용한 정황을 파악했다.
이 전 대통령 내외가 미국이나 일본 등 국외로 나간 시기에 이 카드가 해당 지역에서 사용된 기록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춰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또는 김윤옥 여사가 이 카드의 실사용자라고 판단했다.
12년간 사용된 횟수는 1천796회, 사용금액은 총 4억원이었다. 서류상 다스의 지분이나 아무런 회사 관련 직위나 직함이 없었는데도 회삿돈을 월평균 280만원씩 가져다 썼던 셈이다.
검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내외는 해당 법인카드를 호텔이나 식당, 주점, 리조트, 병원, 백화점, 스포츠클럽, 미용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했다. 외국에 나갈 때는 항공료, 숙박비, 쇼핑비 등으로 썼다. 샤넬 등 명품을 사는 데 사용한 흔적도 있었다.
검찰은 법인카드 사용을 멈춘 시기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드 사용이 중단된 시기는 2007년 7월로,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후보 검증 공방이 치열해지던 때였다. 검찰이 당시 대선후보이던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에 착수한 시기이기도 하다.
검찰은 19일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한 정황을 횡령 혐의에 포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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