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MB 지시로 ‘홍은프레닝 용역’ 요청”…현대 “靑 요구 거절 못 해”
검찰 조사를 마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8.3.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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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현대건설이 2010년께 이 전 대통령 측 요구로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에 2억6천만원의 분양 용역을 준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건설이 실제로는 아무런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홍은프레닝을 거래에 끼워 넣어 ‘통행세’를 지불한 것으로 파악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에게 홍은프레닝에 용역 형식으로 자금을 대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고위 임원도 검찰에 나와 청와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홍은프레닝을 아파트 분양 용역 수행업체로 끼워 넣는 방식으로 불법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공사 등이 대주주이던 현대건설은 2010년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후 현대건설로 매각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우여곡절을 거쳐 2011년 현대기아차그룹에 인수·편입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현대건설 ‘통행세’ 의혹에 관해서도 캐물었다.
이 전 대통령은 홍은프레닝 대표로 있는 처남 고(故) 김재정씨 부인인 권영미씨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한 적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재산관리인인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다스는 물론 다스의 부동산 개발 업무 자회사인 홍은프레닝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판단한 상태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지급한 2억원대 자금은 제3자 뇌물이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수수한 뇌물로 의심한다.
홍은프레닝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인 2003년 강동구 성내동 땅을 사 1년 만인 2004년 뉴타운 개발 사업자인 이수건설에 팔아 130억원의 막대한 개발 이익을 남긴 바 있다.
검찰은 홍은프레닝이 작년 12월 유동 자산의 대부분인 40억원을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실소유주인 다스 협력업체 다온에 무담보·저리로 빌려준 점도 이 전 대통령이 홍은프레닝의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정황 증거라고 본다.
검찰 관계자는 “현대건설 자금도 뇌물 혐의로 수사 중이지만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있어 이번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강요보다는 요구형 뇌물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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