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에 음식 등 편의 제공… 직위해제 후 고문 후유증 사망
文대통령 “우리 경찰의 모범”고(故) 안병하 당시 경무관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안 치안감은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1980년 5·18 당시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전두환 신군부의 명령을 거부했다. 육군사관학교 8기 출신으로 1963년 치안국 총경으로 특별 채용된 안 치안감은 당시 시민들 희생을 우려해 시위 진압 경찰관이 소지한 무기를 회수하고, 시위대에 음식 등의 편의를 제공했다. 그는 이 일로 같은 해 5월 26일 직위해제됐고, 보안사령부로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다 결국 1988년 10월 10일 사망했다.
그로부터 15년 뒤인 2003년 안 치안감에게 광주민주유공자 증서가 수여됐고, 3년 후인 2006년 국가유공자로 등록됐다. 2015년 국가보훈처의 ‘8월의 호국인물’, 지난해 경찰청의 ‘올해의 경찰영웅’에도 선정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시민 보호에 힘쓴 안 치안감의 뜻을 기려 고인이 생전 근무한 전남경찰청에 추모 흉상을 세우고,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이날 행사는 치안감 특진 이후 현충원 측이 묘비를 새롭게 제작하며 마련됐다. 부인 전임순(85)씨가 30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묘비 앞에 치안감 임명장과 계급장을 올리는 추서식을 진행하는 등 모든 행사는 유족과 시민단체 ‘SNS시민동맹’ 주도로 이뤄졌다. 현직 경찰관 및 경찰대·간부후보 교육생 40여명도 함께했다. 경찰은 올해부터 ‘호국 보훈의 달’ 정례행사로 안 치안감과 5·18 순직 경찰관 4명의 합동추모식을 열 계획이다.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명령에 불복하고 발포를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부인 전임순씨가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서식에서 남편의 묘비 앞에 치안감 임명장과 계급장을 올려놓은 뒤 묵념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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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8-03-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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