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또 군산이냐”…“다국적기업 횡포·정부 미온적 대처” 질타
제너럴모터스(GM)가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13일 전북 도민의 화두는 온통 ‘한국GM’과 ‘군산’이었다.이런 화두는 근로자와 지역 경제를 아랑곳하지 않고 한순간에 폐쇄를 결정한 다국적기업 GM의 횡포와 수개월 전부터 예고된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정부나 지자체에 대한 분노로 모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현대중공업 군산공장이 가동을 전면 중단한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군산경제가 연타를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군산 시민 김용복(45·자영업)씨는 “왜 또다시 군산공장인가. 설 명절을 코앞에 두고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선물은 못 받을망정 GM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암울하고 참담하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군산시 공무원 이모(55)씨는 “벼랑 끝에 선 군산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면서 “GM 창원과 부천 공장을 살리기 위해 군산공장이 총알받이가 돼야 하느냐”며 GM의 행태에 분노했다.
송하진 도지사도 긴급 브리핑에 앞서 “설 명절을 제대로 쇠지 못할 거 같다”면서 “자유경제 체제에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원만 받고 철수하는 다국적기업의 행태에 대해서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은 “설을 앞두고 전북도, 군산시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라면서 “군산공장 폐쇄는 GM의 의도적인 작업(일정) 같다”는 의구심을 내비쳤다.
군산공장 폐쇄는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남은 시점에서 GM이 우리 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군산시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시는 “(공장 폐쇄는) 근로자들과 30만 군산 시민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만행”이라며 불매운동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찾아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GM 군산공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61)씨는 “(공장 폐쇄 결정을) 오늘 아침까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농수산 도매시장에 들러 점심 장사 재료를 사 왔는데…이게 무슨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냐”라고 한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