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긴급출동 시 불법주차 차량 훼손 보상 없다

소방차 긴급출동 시 불법주차 차량 훼손 보상 없다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18-01-07 22:24
수정 2018-01-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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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경로 방해 시 적극 제거

오는 6월부터 소방차의 긴급 출동에 방해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은 훼손 여부를 따지지 않고 이동 경로에서 제거된다. 차량을 치우면서 발생한 훼손에 대해 차주는 보상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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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차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던 불법 주차 차량(원 안)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모습. 이 화면은 스포츠센터 인근 상가에 설치된 CCTV에 의해 촬영됐다. 제천 연합뉴스
불법 주차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던 불법 주차 차량(원 안)이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모습. 이 화면은 스포츠센터 인근 상가에 설치된 CCTV에 의해 촬영됐다.
제천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개정된 소방기본법이 시행되는 오는 6월 27일부터 긴급 출동에 장애가 되는 차량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당시 불이 난 건물 주변의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 이런 차량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을 수렴했다.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소방관이 정당한 구조활동을 하다가 발생한 형사상 책임을 감경·면책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사상 소송에 들어가도 소방청에서 변호사 선임 등을 지원해 준다. 기존 소방기본법에는 소방활동 중 긴급조치·강제처분 등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 각 시·도지사가 보상해 준다는 근거는 있었지만, 실질적 운용에 한계가 있었다. 구체적인 절차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구조활동을 하다가 문짝을 떨어뜨린 소방관이 사비로 이를 변상해 주는 일이 허다했다.

개정안에는 손실보상심의위원회 설치를 강제해 이런 일이 없도록 했다. 더불어 보상금액·지급절차 등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에 위임해 규정에 대한 근거도 마련했다. 다만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금지 장소에 주차한 차량은 적극적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별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를 토대로 소방당국은 앞으로 긴급상황 시 소방차의 출동 경로를 막는 차량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앞서 제천 화재 참사 당시에 불이 난 스포츠센터 주변에 총 21대 불법 주정차 차량이 있었다. 이 때문에 소방 굴절차량 설치에 시간이 지체됐고, 초기 대응이 늦어져 참사가 발생했다. 소방청은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의 주차단속, 계도 등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18-01-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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