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부양정 긴급출동 중 정박 어선과 충돌
성탄절에 자살을 시도하던 남성을 구하려 긴급 출동하던 해양경찰관들이 해상 충돌사고로 무더기로 다쳤다.25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 영종도 삼목선착장 북동방 1.4마일 해상에서 인천해경 공기부양정(H-02)이 소형어선(4.55t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공기부양정에 타고 있던 임모(59) 경위 등 6명 전원이 머리·가슴·팔다리 등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고 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상대 어선은 승선원 없이 닻만 바닥에 내려놓은 상태여서 부상자가 없었다.
공기부양정은 오른쪽 부분이 일부 파손됐지만 침수 현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현재 영종기지로 예인된 상태다. 어선은 선체에 있던 양망기가 떨어져 나갔지만 이외 다른 파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날 오전 5시 57분 강화도 동막해수욕장에서 정모(36)씨 본인으로부터 “물에 빠져 죽겠다”는 자살 신고를 접수하고 긴급 출동하다가 출항 4분 만에 어선과 부딪혔다.
정씨는 인천해경 강화파출소와 강화소방서 합동 구조로 오전 7시 15분 모친에게 안전하게 인계됐다.
해경은 긴급 출동하던 공기부양정이 해상에 정박 중인 어선과 부딪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해경 공기부양정이 새벽 시간대에 긴급 출동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해경 공기부양정(H-08)은 2015년 8월 19일 오전 4시 42분께 응급환자 이송 요청을 받고 긴급 출동하다가 영종도 삼목선착장 앞 0.5마일 해상에서 319t급 도선과 충돌했다.
당시에는 이 사고로 해양경찰관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경찰관이 자살 기도자를 구하러 출동했다가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가 속출하자 안타까워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앞서 21일 대구에서는 수성경찰서 범어지구대 정연호(40) 경사가 자살 기도자를 구하려 아파트 외벽 창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가려다 9층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