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해서 어쩌면 좋아…” 침몰 낚싯배 선장 유가족 오열

“불쌍해서 어쩌면 좋아…” 침몰 낚싯배 선장 유가족 오열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2-05 13:48
수정 2017-12-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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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틀만에 영흥도 갯벌서 시신으로 발견, 시화병원 안치

“그 사람 불쌍해서 어떡해…어쩌면 좋아 불쌍해서”

5일 오전 인천시 영흥도 용담해수욕장 남단 갯벌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선창 1호 선장 오모(70)씨의 유족은 안치실에서 오씨의 주검을 마주한 뒤에서야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오씨의 아내 A(69)씨는 “아유 어떡해”라는 말만 반복하며 오열하다 시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족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힘이 다한 듯 주저앉았다.

다른 유가족이 통곡하는 A씨 신발을 어렵사리 벗겨 안쪽으로 옮겨야 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시신 발견 현장에서 아버지의 주검을 확인하고 온 오씨의 아들(43)은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

신발도 벗지 못한 채 빈소에 걸터앉은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반응 없이 양손으로 무릎을 부여잡고 고개만 숙였다.

해경 관계자와 장례지도사 등이 장례 절차에 대해 상의를 하러 접근할 때까지 오씨 아들은 망부석처럼 멍하니 한쪽 구석만 바라봤다.

이날 오전 9시 37분께 발견된 오씨 시신은 오전 11시께 시화병원에 도착, 응급실로 옮겨져 외상 등에 대한 검안을 마친 뒤 안치실로 옮겨졌다.

유가족들은 향후 논의를 거쳐 시화병원에서 장례를 치를지, 거주지 인근 병원으로 빈소를 옮길지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6시 5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승객 20명과 선원 2명을 태운 낚싯배 선창 1호(9.77t)가 급유선 명진 15호(336t)와 충돌해 전복했다.

이 사고로 13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7명이 생존해 구조됐다.

하지만 선장 오씨와 승객 이모(57)씨는 실종됐다가 이틀만인 이날 낮 모두 시신으로 발견돼 생존을 기다리던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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