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엔 니코틴·타르 표기가 없네”…현행법 허점 탓

“전자담배엔 니코틴·타르 표기가 없네”…현행법 허점 탓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2-01 09:42
수정 2017-12-0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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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성분만 표기 대상일 뿐 증기는 포함 안 돼…“담배사업법 개정 시급”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흡연자들의 ‘알 권리’는 무시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주요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90%가량 적다는 게 제조사 측 주장이지만 일반 담뱃갑에 표시된 니코틴이나 타르 함량은 표기돼 있지 않다.

이 담배는 시판된 지 얼마 안 된 ‘신종 담배’인 탓에 현행법상 유해성분 함량 표시를 의무화할 수 없는 허점이 드러난 것인데 서둘러 담배사업법을 개정, 흡연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는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해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만든 제품을 의미한다.

‘증기로 흡입하거나’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전용 담배를 고온으로 가열해 증기를 만들어 흡입하는 방식의 궐련형 전자담배도 규제 대상에 속한다.

그런 만큼 일반 담배처럼 니코틴·타르 등 인체에 유해한 주요 성분과 함량을 담뱃갑에 표시해야 할 것 같지만 궐련형 전자담배는 현행법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담배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는 담배 1개비의 연기에 포함된 주요 성분과 함유량을 포장지에 표기해야 한다’는 법 조항 탓이다.

문구 그대로 일반 담배에서 나오는 연기의 성분·함량만 표기 대상일 뿐 담배를 고온으로 가열할 때 나오는 증기 성분은 규제 대상에서 빠지는 빈틈이 드러난 것이다.

증기를 흡입하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끼워 넣는 전용 담배가 성분 표기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담뱃갑에 성분을 표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담배제조업 허가가 취소되거나 최대 1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일도 없다.

궐련형 전자담배 보급이 확산하면서 유해성 논란은 커지고 있다.

전용 담배에서 발생하는 증기에는 일반 담배의 연기와 비교해 주요 유해물질이 90%가량 적다는 게 제조사의 주장이지만 일산화탄소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다환방향족 탄화수소 등 암과 관련한 화학물질이 방출된다는 외국 대학 분석 결과도 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이런 자료를 토대로 지난달 “아이코스 전용 담배에는 다양한 발암물질이 포함돼 폐암, 구강암, 위암, 신장암 등의 발암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유해성 논란이 가열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 연말께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도 통일된 유해성분 시험 방식이 마련되는 대로 담배사업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관계자는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제조사의 홍보 탓에 많은 흡연자가 궐련형 전자담배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잘못 판단하고 있고 금연 전 단계로 이 담배를 택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는 냄새가 덜 나는 탓에 담배를 피워도 주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해 간접흡연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며 “금연을 돕기 위한 경고그림 부착이나 유해성분 표기가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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