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서 브리핑을 열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씨를 면담한 서울청 과학수사계 소속 이주현 프로파일러(경사)는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평가할 때 이영학은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았다”며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보는데 이영학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2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씨와 이씨의 딸(14)을 면담하고 성장 과정, 교우 관계 등 사회적 관계와 정신·심리 상태 등을 확인했다.
이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에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사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로 놀림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 이씨가 친구들을 때리는 등 보복적 행동을 보였다”며 이 과정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사이코패스 성향이 이씨의 ‘이중생활’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사는 “사이코패스 성향 중에 남을 속인다거나 남을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얻는 부분이 있다”며 “매스컴을 통해 모금하고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성향이 강화됐을 수 있지만, 아주 다 후천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딸이 이씨의 범행을 도운 데 대해 아버지에 대한 종속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딸은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에 친구를 데려오고,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이는 일련의 행동에서도 ‘아빠랑 약속한 계획이 틀어질까봐’ 걱정하며 아버지가 시키지 않은 행동도 했다고 한다.
이씨의 딸을 면담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한상아 경장은 “아버지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하는 걸 못 견뎌한다”면서 “조금이라도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다’ 라고 할 만큼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의 죽음에 대해 “놀라고 많이 당황했다고 표현은 한다”면서도 “이번 일이 커졌고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어쩔 수 없이 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경장은 “딸은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을 하기 훨씬 전부터 물려받은 유전병에 대해 고민·상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오직 아버지뿐이었다”고 진단했다.
한 경장은 “본인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아버지에 의존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아버지가 모금 활동으로 생계를 책임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17.10.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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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를 면담한 서울청 과학수사계 소속 이주현 프로파일러(경사)는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를 평가할 때 이영학은 40점 만점에 25점을 받았다”며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보는데 이영학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2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씨와 이씨의 딸(14)을 면담하고 성장 과정, 교우 관계 등 사회적 관계와 정신·심리 상태 등을 확인했다.
이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에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사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로 놀림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 이씨가 친구들을 때리는 등 보복적 행동을 보였다”며 이 과정에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사이코패스 성향이 이씨의 ‘이중생활’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사는 “사이코패스 성향 중에 남을 속인다거나 남을 이용해서 무엇인가를 얻는 부분이 있다”며 “매스컴을 통해 모금하고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성향이 강화됐을 수 있지만, 아주 다 후천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휠체어 타고 나타난 ‘어금니 딸’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영학씨의 딸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서울북부지법으로 이동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이씨의 딸을 면담한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소속 한상아 경장은 “아버지에 대해 도덕적 비난을 하는 걸 못 견뎌한다”면서 “조금이라도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다’ 라고 할 만큼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의 죽음에 대해 “놀라고 많이 당황했다고 표현은 한다”면서도 “이번 일이 커졌고 비난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가치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어쩔 수 없이 한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경장은 “딸은 제대로 된 가치 판단을 하기 훨씬 전부터 물려받은 유전병에 대해 고민·상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오직 아버지뿐이었다”고 진단했다.
한 경장은 “본인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아버지에 의존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아버지가 모금 활동으로 생계를 책임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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