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블랙리스트’ 배우 문성근, 18일 검찰서 피해자 조사

‘MB 블랙리스트’ 배우 문성근, 18일 검찰서 피해자 조사

입력 2017-09-14 16:18
수정 2017-09-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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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문화예술인 82명 상대로 구체적 사례 파악…수사팀도 증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퇴출 압박을 가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검찰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선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한 명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피해 상황에 관해 조사를 받는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7월 김주성 당시 기획조정실장의 주도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구성해 정부 비판 성향의 연예인이 특정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도록 압박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계 인사는 82명에 달한다. 문성근씨도 이 가운데 한 명이다.

문씨는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배우 명계남씨와 함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을 조직한 바 있다.

그는 13일 트위터에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데 대해 “정부, MB(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전 국정원장)을 대상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할까 한다”며 “국정원의 ‘블랙리스트’가 꼼꼼히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문씨는 검찰에 나와 이명박 정부 시절 자신이 받은 불이익 등 피해 정황을 털어놓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외에도 주요 피해자들을 불러 구체적인 사실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범행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 등의 국정원법 위반 혐의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퇴출 통보를 받고 진행자에서 물러난 방송인 김미화씨, 라디오 프로그램 ‘이외수의 언중유쾌’가 1년 만에 폐지되는 경험을 한 작가 이외수씨 등이 대표적인 피해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 독설을 자주 내놓았던 진중권 교수도 2009년 홍익대에서 강의가 이유 없이 폐강되고 강연이 돌연 취소되는 일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윤도현씨와 방송인 김제동씨의 경우 국정원 의도대로 소속사가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수사 대상이 확대돼 수사 인력 확충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지검은 2차장 산하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 공안2부(진재선 부장)를 중심으로 타 검찰청 파견검사를 포함해 13명의 검사로 수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최소 검사 2∼3명이 증원돼 15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수사팀은 당면 과제인 온라인 여론조작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에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과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노모 전 기획실장 등을 잇달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넘겨받은 댓글부대 금전 지원 영수증 분석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국정원이 민간인을 동원한 여론조작에 약 6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2차로 수사 의뢰한 대상자까지 포함하면 이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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