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온다던 정유라 깜짝출석…‘럭비공’ 행보에 변호인-특검 공방

안 온다던 정유라 깜짝출석…‘럭비공’ 행보에 변호인-특검 공방

입력 2017-07-12 14:25
수정 2017-07-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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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석신고서 냈다가 변호인과 상의 없이 돌연 증인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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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당초 입장을 뒤집고 12일 증인으로 ‘깜짝 출석’해 특검팀과 변호인이 서로 공방을 벌였다.

정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씨는 전날 변호인을 통해 불출석 신고서를 낸 상황이었는데도 정씨가 변호인과 상의 없이 이날 오전 법정에 나타나자 이경재 변호사 측이 발끈했다.

이 변호사는 “정씨는 법정 출석 전에 어느 변호인과도 사전에 상의하거나 연락한 바가 없다”며 “이는 3차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피의자임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차단됐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씨는 새벽 5시께 혼자 주거지 빌딩을 나가 대기 중인 승합차를 타고 종적을 감췄다”면서 “21세의 여자 증인을 5시간 이상 사실상 구인·신병확보 후 변호인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내세운 행위는 범죄적 수법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은 재판부에 정유라를 설득해서 출석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고 하나, 그 공언은 출석 강요 내지 출석 회유였음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또 정씨의 증언이 “압박과 회유 등으로 오염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있다”며 추후 검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사실상 박영수 특검 측에서 정유라씨를 증언대에 세운 과정에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특검팀은 사실이 아니라고 맞섰다.

이상민 특검보는 “증인은 출석 의무가 있다는 것을 정유라 본인에게 고지하는 등 출석하도록 합리적 노력을 해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출석하게 된 것”이라며 “불법적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특검보는 정씨의 출석 과정에 대해서도 “정씨에게서 이른 아침에 연락이 와, 고민 끝에 법원에 증인 출석하는 게 옳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동을 지원해 달라고 해서 정씨가 법원으로 가도록 도움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씨는 오전 8시께 변호인에게 자의로 출석하는 것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양측을 설명을 종합해 보면, 정씨는 애초 변호인의 권고로 출석하지 않으려 했으나 특검 측의 설득에 간밤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변호인에게 미리 상의하지 않은 채 자기 뜻에 따라 연락을 취해 특검 도움을 받아 홀로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도피 생활과 혐의 내용 등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내놓아 ‘럭비공’으로 불린 정씨 특유의 성격이 또 한 번 발현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상황 판단력이 웬만한 초임 검사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듣는 만큼, 나름대로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 돌출 행동을 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정작 정씨는 법정에서 출석 경위를 질문받자 “여러 만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나오기 싫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나와야 된다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라며 “검사가 신청했고 판사가 받아들이셔서 나온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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