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가해자 재심 땐 피해 학생에 알려야”

“학폭 가해자 재심 땐 피해 학생에 알려야”

최훈진 기자
입력 2017-06-15 22:52
수정 2017-06-15 23:3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권익위, 교육부에 개선 권고

올해 초 같은 학교 학생을 때려 전치 4주의 부상을 입힌 가해자 2명은 교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에서 중징계인 퇴학·전학을 처분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관할 시·도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는 각각 출석정지 10일·학내봉사 10일로 감경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피해 학생은 “가해자들의 재심 청구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탓에 위원회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 제기를 할 수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교육청은 현행법상 재심 청구가 들어올 경우 피해 학생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의무규정이 없는 데다, 피해 학생은 재심 처분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앞으로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교내 징계 처분에 불복해 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할 경우 이 사실이 피해학생에게 통보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아울러 시·도교육청 징계조정위원회(가해자)와 시·도 지역위원회(피해자)로 이원화되어 있는 학교폭력 재심 기구도 하나로 통합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현행 학교폭력 징계 재심제도가 피해학생의 대응권과 알권리를 침해한다며 교육부에 관련 법령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고 15일 밝혔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피해학생이 교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결과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는 경우 가해학생에게 이 사실을 통보하고 진술 기회 등을 제공한다. 반면, 가해학생이 재심을 청구했을 때는 피해학생에게 동등한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실제로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17개 시·도교육청 징계조정위원회 중 7곳은 학교폭력 재심 과정에서 피해학생에게 가해학생의 재심청구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석·진술 기회를 주지 않은 위원회도 11곳에 이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7-06-16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