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14일 귀향…지역 정가 ‘들썩’ 고향 마을은 ‘차분’

반기문 14일 귀향…지역 정가 ‘들썩’ 고향 마을은 ‘차분’

입력 2017-01-13 10:37
수정 2017-01-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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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정치권 재편 움직임…고향은 조촐한 환영식만 준비

반기문 전 유엔(UN)사무총장의 귀향과 맞물려 충북 정가가 들썩이고 있지만, 고향 마을은 의외로 차분하다.

반 전 총장은 14일 오전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행치마을을 방문해 선친 묘에 성묘하고,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다. 이어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로 이동, 모친 신현순(92) 여사에게 귀향 인사를 한 뒤 충주체육관에서 사회단체들이 마련한 환영행사에 참석한다.

반 전 총장의 고향 방문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분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충북 정계가 대대적으로 재편될 조짐이다.

이날 행사가 고향 방문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충청권 대망론’의 깃발을 내건 대선 출정식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새누리당 등 충북 보수 정치권은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충북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5명 가운데 이종배(충주) 의원과 경대수(진천·음성·증평),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반 전 총장을 면담, ‘행동 통일’을 결의하고 반 전 총장 세몰이에 나섰다.

권석창(제천·단양) 의원은 이들과 동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행보를 같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인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 역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친반(親潘)’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역 정가에서 관측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지사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이 지사는 14일 행치마을을 방문해 반 전 총장의 귀향을 환영하기로 했다.

이 지사 측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다 귀향하는 지역 인사에 대한 예우 차원일 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동안 반 전 총장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정치권의 분위기와는 달리 고향인 행치 마을은 조용하다.

과거 유엔사무총장 자격으로 귀향했을 때는 크고 작은 마을 잔치를 열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마을 주변은 물론이고, 음성 지역 도로 곳곳에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렸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고향 주민들은 요란한 귀향 행사가 오히려 반 전 총장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음성체육관에서 대규모로 치르기로 했던 환영행사도 취소됐다. 대신 반 전 총장 생가 인근 광장에서 조촐한 환영식을 치를 예정이다.

행치 마을 임승순 이장은 “유엔사무총장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향하는 반 전 총장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그러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싶어 마을 잔치 등 요란한 행사는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고향 방문은 3년 5개월 만이다.

반 전 총장은 2007년 1월 유엔사무총장에 취임한 이후 모두 네 차례 고향을 찾았다.

2008년 7월 5일에 이어 2009년 8월 17일과 2011년 8월 14일 고향을 방문했다. 마지막으로 2013년 8월 24일에 열린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2015년 12월 서울 디지털포럼(SDF)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지만, 짧은 일정 탓에 고향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5월에도 귀국해 6일간 국내에 머물며 제주포럼, 유엔 NGO 콘퍼런스,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으나 고향은 찾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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