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인허가·사면’ 롯데·SK·CJ 등 관측…신동빈 등 총수 출금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삼성그룹을 겨냥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삼성그룹 외에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도 수사할 방침을 시사했다.브리핑하는 이규철 특검 대변인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이규철 대변인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진행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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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검보는 ‘SK그룹의 뇌물 의혹도 함께 들여다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 부분도 아마 수사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으로 ‘삼성 등 각 기업’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하고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고 한 의혹 사건이 명시돼 있음을 거론하고 삼성그룹 이외 대기업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국민연금, 청와대, 삼성그룹을 둘러싼 제3자 뇌물수수 의혹 수사가 상당한 진척을 이루고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해 삼성 수뇌부 조사가 이뤄지고 수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 뇌물 혐의가 제기된 다른 대기업들로 전선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 이어서 여러 기업에 대한 수사 계획이 있다”며 “구체적 것은 아직 안 정해졌지만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향후 수사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의 수사 기간이 기본 70일, 최장 100일로 한정된 만큼 현재 특검이 총력을 기울이는 삼성그룹 수사 진전 상황에 따라 특검의 추가 수사 대상이 될 재벌 그룹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삼성 외에 특검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우선으로 꼽히는 것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이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 역시 수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제3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두 그룹을압수수색하면서 수사에 시동을 걸었으나 특검 출범으로 관련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사건을 그대로 특검에 인계했다.
두 회사는 모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외에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좌지우지한 K스포츠재단에 추가 기부를 했거나 추가 출연 논의를 진행한 공통점이 있다.
SK그룹과 롯데그룹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은 각각 111억원, 45억원에 달한다. 삼성그룹이 두 재단에 낸 돈은 204억원이다
그런데 롯데그룹은 작년 5월 말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 시설 건립 사업에 70억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그해 6월 10일 하루 전인 6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에 걸쳐 이 돈을 전액 돌려받았다.
SK그룹은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체육인재 해외 전지훈련 예산 지원’ 명목으로 80억원을 요구받았지만 이를 줄여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결국 지원이 성사되지 않았다.
특검은 두 기업이 총수 사면, 면세점 인허가 등 그룹 차원의 ‘민원’ 해결을 위해 청와대와 최씨 측의 지원 요구에 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밖에도 박 대통령의 요구로 최씨 딸 정유리(21)씨 친구 부모가 운영하는 KD 코퍼레이션에 납품 특혜를 제공한 현대기아차와 최씨 측근 차은택(48)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쳐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CJ그룹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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