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로비 의혹…버티는 이영복 vs 갑갑한 검찰

엘시티 로비 의혹…버티는 이영복 vs 갑갑한 검찰

입력 2016-11-18 11:19
수정 2016-11-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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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의 570억원대 비자금 사건의 핵심인 ‘정관계 로비 의혹’을 두고 엘시티 시행사 실질소유주 이영복(66·구속) 회장과 검찰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부인하기 어려운 비자금의 사용처만 밝히고 “정관계 유력인사 로비는 한 적 없다”고 여전히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570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의 사용처를 확인했지만, 정관계 로비의 혹에 관해선 이 회장의 입만 쳐다볼 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엘시티 비리사건을 전담하는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이달 10일 밤 도피 중이던 이 회장을 검거해 11일 오후부터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 정관례 로비 의혹 등에 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18일로 수사 일주일째를 맞았지만, 로비 의혹 수사는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실질소유주인 특수관계회사와 페이퍼 컴퍼니 등 차명 계열사 10여 곳의 계좌를 추적 조사하고, 해당 회사들의 임직원과 회계담당 직원 등을 불러 조사해 570억원 가운데 절반 정도의 사용처를 밝혀냈다.

이 회장은 조사에서 자신과 가족의 부동산 취득, 개인 채무변제, 생활비, 본인이 실제로 운영하는 차명 계열사 운영비 등으로 썼다고 인정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이씨가 인정한 돈 이외에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액이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용처를 밝히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검찰은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 대부분이 자금세탁을 거쳐 현금화돼 정권 실세나 정관계 유력인사를 상대로 한 금품 로비나 향응 제공 등에 쓰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이씨는 “로비한 적 없다.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며 입을 열고 있지 않다.

검찰이 비자금 중 정관계 로비에 쓰인 것으로 의심하는 부분은 대부분 자금세탁이나 카드깡, 상품권 구매 등으로 현금화돼 지출됐을 개연성이 높으므로 추적하기 어렵다.

이 회장 측은 검찰이 횡령·사기혐의를 두는 570억원 중 상당 부분은 범죄 혐의가 없다“며 항변하고 있다.

엘시티 시행사와 특수관계회사 10여 곳의 금융거래는 회사 운영비로 썼을 뿐이고, 장기대여금(가지급금)도 엘시티 분양 후 변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횡령 금액으로 잡은 수십억원에 대해서도 자신의 급여를 가족 명의로 받았을 뿐이라거나 직접 지인들을 상대로 엘시티 아파트를 분양한 대가로 받은 정상적인 분양대행수수료라고 맞서고 있다.

이 회장의 구속만료 시점이 이달 29일이기 때문에 검찰은 앞으로 열흘 안에 이 회장을 기소해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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