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 주변 도로 확장 300억대 혈세 투입

해운대 엘시티 주변 도로 확장 300억대 혈세 투입

입력 2016-11-18 10:44
수정 2016-11-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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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회 시민단체 “주거시설 특혜 예산 지원 반대” 주장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최고 101층 건물이 들어서는 엘시티(LCT) 주변도로를 확장하는 사업에 전액 혈세가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의회와 시민단체가 2011년 사업승인을 앞두고 엘시티 진입도로 역할을 하는 곳에 세금이 투입되는 것은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도로는 사업자가, 사업구역에서 벗어난 도로는 자치단체가 각각 확장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부산시와 해운대구에 따르면 부산시 건축위원회는 2011년 3월 민간사업자가 부산도시공사를 거쳐 제출한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 건축심의안을 통과시키면서 도로 확장 등 대책을 마련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엘시티가 완공되면 하루 3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발생, 여름 성수기 때와 맞먹는 차량이 몰리기 때문에 도로확장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도로확장 주체와 관련해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도로는 사업자 엘시티가, 사업구역에서 벗어난 곳은 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에 따라 부산시가 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구역 내 길이 935m 도로는 엘시티가, 온천사거리에서 미포 6거리까지 620m 구간은 부산시가, 미포 6거리에서 미포바닷가까지 125m 구간은 해운대구가 각각 맡았다.

부산시로부터 도로확장 사업 배정을 받은 해운대구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144억원을 들여 온천사거리에서 미포 6거리까지 620m 구간을 왕복 2차선(폭 12∼15m)에서 4차선(폭 20m)으로 확장한다.

전체 사업비 144억원 중 보상비가 134억원이고 공사비는 10억원이다.

올해까지 시비 106억원을 지원받아 공사구간에 있는 건물과 토지의 74%를 보상한다.

현재 공정률은 14%이며 내년 예산 38억원 배정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2018년 완공은 미지수다.

미포 6거리에서 미포바닷가까지 125m 구간 달맞이길 62번 도로확장(12m→20m)은 해운대구에서 사업비 2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진척이 없는 상태다.

민간사업자인 엘시티 측은 사업 구역 내에 폭 15∼20m 길이 935m 도로를 2019년까지 개설해 부산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해운대구의회는 2011년 해운대구청에서 건축허가를 내주기에 앞서 “해운대관광리조트에는 도시계획시설 이외에 주거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에 주변 도로를 확장하는 데 국민의 세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 환경단체도 당시 “시민 혈세로 도로 확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반발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백선기 해운대구청장도 “엘시티 사업 허가과정을 살펴보니 민간사업자가 부산시에서 인허가와 관련된 절차를 모두 밟고 나서 법적인 서류를 제출해 해운대구는 건축허가만 해줬다”며 “보통 대형 건물 주변 도로확장 비용은 사업주가 부담하는데 엘시티 주변 도로를 세금으로 확장한 것은 이상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민간사업자인 엘시티는 “예를 들어 녹산공단와 해운대 신시가지 주변 도로를 확장하는 데 입주자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시개발사업은 토지를 공급하는 측(부산시)에서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부산시는 “해운대 권역이 고밀·고층화되면서 해운대 해변로와 달맞이길을 이용하는 차량이 증가하면서 정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엘시티 이용자 뿐 아니라 달맞이길을 이용하는 일반 차량도 많아 도시개발사업으로 해당 도로를 확장하는 것으로 특혜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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