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뒷전’ 당국·‘주는 대로’ 학교… 불량급식 만든 ‘무관심 3박자’

‘관리 뒷전’ 당국·‘주는 대로’ 학교… 불량급식 만든 ‘무관심 3박자’

이민영 기자
이민영 기자
입력 2016-08-21 22:40
수정 2016-08-2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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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급식 논란 왜

교육부 “급식은 지방 사무” 손 놓고
교육청·학교도 급식 모니터링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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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나라의 미래’라는 구호가 민망할 정도로 학교 급식의 부실 문제나 납품 비리가 심심치않게 들려온다.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영양사가 식자재를 납품하는 급식업체에서 현금 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의해 드러났다. 최근 밝혀진 서울 충암고의 급식 비리 사건에도 배송업체와 짜고 5100만원 상당의 식자재를 빼돌린 교직원이 있었다.

이런 급식 문제 뒤에는 ‘무관심 3박자’가 있었다. 교육부는 학교급식이 지방사무로 돼 있다면서 관심을 두지 않고, 교육청은 급식비만 지원하고 관리는 뒷전이다. 여기에 학교는 받은 돈만큼 급식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면서 관리와 품질에 허점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영양사들은 뒷돈을 받아 챙겼고,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갔다.

학생들이 ‘저질급식’에 속을 끓이는데도 관계부처의 관리는 소홀했다. 이원영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정책위원은 “학교는 일일이 급식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에 대해 조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교육청과 교육부의 관리감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서울의 경우 대부분 학교에서 학부모 모니터링단이 위생 및 식단 점검에 열성적으로 참여하지만 지방의 경우는 이마저 쉽지 않다.

실제 부실급식 논란이 있던 대전 봉산초에서 학부모와 영양교사가 급식 모니터링을 하는 학교급식소위원회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용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급식이 너무 맛이 없으니까 점심때 가까운 편의점에서 사먹기도 하고, 늦게 가면 재료가 다 떨어져서 먹지 못할 때도 있었다”고 했다.

식품비의 큰 지역별 격차도 개선돼야 할 문제다. 한 끼당 식품비가 2894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도의 경우 1인당 650원의 친환경 식재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2733원으로 식품비 3위인 제주는 1등급 제주산 한우를 공급하는 등 100%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반면 정해진 예산으로 더 넓은 범위에서 무상급식을 하려는 전북도의 경우 1778원으로 식품비가 전국에서 가장 낮다. 황경순 대한영양사협회 경남학교영양사회 회장은 “1900원짜리와 2400원짜리 육개장 모두 소고기의 원산지는 ‘국내산’이지만 각종 부재료와 양념의 차이가 크다”며 “식품비가 적으면 당연히 급식의 질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급식의 질은 아이들의 발육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건희 봉산초교 진상조사위원장은 “급식인원과 지역 특징을 감안한 급식비 기준이 없으니 인근 지역인데 시·도 경계가 다르다고 급식비 차이가 큰 것이 현실”이라면서 “최소 식품비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면 서울시교육청이 시행하는 ‘식자재 품목별 기준’만이라도 전국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간장은 ‘국내산 콩메주로 만든 전통인증식품’, ‘식용유는 유전자재조합식품(GMO) 원료 안 됨’ 등의 식자재 기준을 두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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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6-08-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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