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대형사고 ‘아찔’…국토부, 자체결함 등 조사
대한항공 737-900기종 항공기(KE718편)가 29일 제주공항에서 착륙 활주 중 앞바퀴가 파손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 그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다행히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거나 넘어지지 않아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내 승객들의 불안감 하루빨리 해소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항공사고 조사기관과 항공사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현재까지는 이 항공기는 앞바퀴 타이어에 이상이 발생한 채 제주공항 활주로를 최대 1㎞ 정도는 활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지방항공청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일본 나리타를 출발한 대한항공 KE718편이 제주공항에 도착한 이날 오전 11시 57분께 앞 타이어가 완전히 주저앉는 사고가 났다.
사고기는 제주공항의 주 활주로인 동·서활주로에서 서쪽 1㎞ 지점에 있는 ‘P7’ 바로 앞에서 앞바퀴가 활주로에 닿는 ‘랜딩’ 후 1㎞를 달려 ‘P5’ 지점 앞에서 멈춰 섰다.
기장이 브레이크를 잡아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앞 타이어가 파손된 사실을 계기판에서 확인, 항공기를 멈춰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멈춰 설 당시 나란히 붙어있는 앞바퀴 타이어 2개는 완전히 파손돼 항공기가 앞으로 쏠린 상태였다. 737-900기종 항공기는 동체 앞쪽에 2개의 바퀴가, 날개 바로 뒤 2개씩 2쌍 등 총 6개의 바퀴가 있다.
항공사는 승객 148명과 승무원 및 기장 9명을 모두 내리게 한 뒤 장비를 긴급 투입, 낮 12시 51분께 주 활주로에서 파손된 앞 타이어를 교체했다. 이후 견인 장비(토잉카)로 사고 항공기를 계류장으로 옮겼다.
현재까지 항공기 랜딩 순간 타이어가 파손된 것은 아닌 것으로 제주지방항공청은 보고 있다.
그러나 항공기가 완전 착륙을 위해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타이어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일정 구간은 앞바퀴가 파손된 채 달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빚어졌다.
항공기는 펑크가 나더라도 일정 정도는 외형이 주저앉는 것을 견디도록 설계된 ‘런플렛’(Run Flat) 타이어를 사용하는 데도 사고 항공기는 완전히 주저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런플랫 타이어는 옆면에 타이어 강도를 높이거나 내부에 링을 삽입, 기체가 밖으로 빠져나가 타이어 압력이 줄어들더라도 일정 정도는 타이어의 외형이 주저앉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항공청은 사고 항공기 타이어의 모양이 완전히 찌그러진 것으로 미뤄 자체결함이 있었지는 살펴보고 있다.
활주로에 날아든 이물질로 인해 타이어가 파손되지 않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 항공기는 주 활주로에서 계류장으로 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돌아 고속탈출 유도로로 빠져나가지 직전 파이어 파손을 확인했다.
국토부는 이번 건을 항공법상 사고나 준사고가 아닌 항공안전장애로 판단하고 있다.
사고는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 준사고는 사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사건을 각각 의미하며 항공안전장애는 이보다 수위가 낮은 경우를 뜻한다.
대한항공도 이번 건과 관련해 자체 정비 인력과 바퀴 제조사 관계자들을 현장에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