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검사’ 유족, “가해 부장검사 처벌해달라”…고소 검토

‘자살검사’ 유족, “가해 부장검사 처벌해달라”…고소 검토

입력 2016-07-27 11:32
수정 2016-07-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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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형사처벌·검찰총장 사과 요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김홍영 검사의 유족이 당시 직속 상급자였던 김대현 부장검사를 형사고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7일 감찰 결과를 발표해 김 부장검사가 폭행과 폭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김 부장의 해임을 법무부에 청구하도록 검찰총장에게 권고했다. 다만, “형법상 형사처벌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며 별도의 고발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유족 측은 해임 처분뿐 아니라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검사의 아버지 김진태(62)씨는 27일 연합뉴스와 두 차례 통화에서 “김 부장검사 해임만으로는 아들의 명예를 되찾지 못한다고 본다”며 “그에 대한 형사처벌과 검찰총장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처음에는 (아들의 소속기관인) 남부지검이 ‘세월이 흐르면 묻히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얼버무리려 한 것 같다”며 “이렇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지나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되돌아올 수 없지만, 영혼을 달래주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아들 친구들과 의논해 김 부장검사에 대한 고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감찰본부는 김 부장검사가 2014년 1월 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2년 5개월 간 법무부, 서울남부지검에서 일하며 숨진 김 검사, 다른 검사, 검찰 직원, 공익법무관 등에게 최소 17차례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을 파악했다.

그는 김 검사에게 타인의 결혼식장에서 독립된 방을 마련하지 못했다거나 예약한 식당과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모욕적 언행을 하고, 회식이나 회의 중 일 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손으로 등과 어깨를 수차례 쳤다.

법무부 근무 당시엔 법무관들이 술자리에 오지 않거나 한꺼번에 휴가 결재를 올렸다는 이유로 욕설하거나 검사와 법무관들을 불러 세워놓고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구겨 집어던지기도 했다.

정병하 대검 감찰본부장은 이날 감찰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취재진에 “감찰은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엄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제 의견과 총장 의견이 똑같다”고 말했다.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41기) 동기회도 유족과 상의해 후속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양재규 연수원 41기 자치회장은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검찰의 감찰 결과를 놓고 후속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김 부장검사를 처벌해야 한다는 유족의 입장이 정해지면 동기회가 나서 법률 대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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