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사’ 증거가 관건…대규모 압수수색·정밀타격 병행

‘롯데 수사’ 증거가 관건…대규모 압수수색·정밀타격 병행

입력 2016-06-14 17:31
수정 2016-06-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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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증거인멸 논란 속 혐의입증 자료 추가확보 목적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선지 나흘 만에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상사, 롯데닷컴, 코리아세븐,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등 총 15곳을압수수색했다. 호텔롯데 계열 롯데제주리조트, 롯데부여리조트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앞서 검찰은 나흘 전인 10일 롯데그룹 본사와 호텔롯데, 롯데쇼핑(백화점·마트·시네마사업본부), 롯데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 6곳을 압수수색해 1t 트럭 10대 안팎 분량에 달하는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검사와 수사관 등 200여명이 투입된 대규모 작업이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대규모 수색에 이은 ‘전방위 수사’의 예고편이라기보다는 범죄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선별해 뽑아내는 후속 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그룹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인 정책본부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바탕으로 특정한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추가 수집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서가 나와서 추가 압수수색을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기존 첩보뿐만 아니라 정책본부 자료 분석 결과 유의미한 것도 있어서 확인하고자 나간 것”이라며 ‘제한적 압수수색’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조직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하는 정황까지 계속 포착되는 상황이어서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

이날 압수수색된 계열사들은 모두 롯데제주·부여리조트의 지분을 보유했던 주주 회사다. 검찰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회사 자산·가치평가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횡령·배임 의혹을 확인하려는 취지다.

2013년 8월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롯데제주 및 부여리조트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부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들여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수·합병이 적정했는지, 토지·자산 가치 산정이 제대로 됐는지 등에 대한 수사와 관련자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롯데케미칼은 해외에서 원유 등 원료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를 끼워 넣어 거래 가격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에 홍콩의 페이퍼컴퍼니와 해외 계열사 등이 동원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찰은 ‘끼워넣기’ 의혹을 중심으로 사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알미늄의 경우 2009년 합병된 롯데기공이 ‘통행세’ 논란을 겪었다.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업체인 롯데피에스넷이 2008년 국내 한 제조업체에서 ATM 1천500대를 사는 과정에서 재무사정이 좋지 않은 롯데기공을 거래 과정에 끼워 넣은 사실을 적발하고 과징금 6억4천900만원을 부과했다. 당시 롯데피에스넷이 제조업체에서 직접 사지 않고 롯데기공이 구매하고서 피에스넷에 되파는 형태로 중간 이윤을 챙긴 구조가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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