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성폭행 피의자들 호송차 오르며 “죄송합니다” 연발

섬마을 성폭행 피의자들 호송차 오르며 “죄송합니다” 연발

입력 2016-06-10 15:21
수정 2016-06-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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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마스크로 얼굴 감싼채 호송차 올라…박씨 공모여부 질문엔 눈만 ‘움찔’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죄의 말이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피의자들의 입에서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입에서 사과와 반성의 말이 흘러나왔지만 목소리는 책을 읽는 듯 무미건조하고, 감정이라곤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

10일 오후 전남 목포경찰서는 박모(49), 이모(34), 김모(38)씨 등 피의자 3명에 대해 강간 등 상해·치상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송치했다.

이들은 검찰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얼굴을 모자와 마스크, 그 위에 외투에 달린 모자까지 뒤집어쓴 채 수갑과 호송 줄에 묶여 경찰서 정문을 걸어 나왔다.

경찰서 현관에서 박씨, 김씨, 이씨 순으로 나란히 서는 과정에서 이씨가 잠시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기도 했다.

마스크와 모자로 가린 틈 사이로 혹시나 얼굴이 보일까 봐 고개를 숙인 피의자들은 잠시 실눈을 뜨며 몰려든 취재진을 엿보기도 하다 금세 몰려드는 질문에 눈을 질끈 감았다.

“심정이 어떠냐, 범행 사실 인정하느냐, 공모하진 않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피의자들은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죄송합니다”라는 답변만 되뇌었다.

특히 ‘공모 여부’를 묻는 질문이 쏟아지자 피의자 박씨는 질끈 감은 눈을 움찔거렸고, 김씨는 “아니오”라고 강하게 공모혐의를 부인했다.

피해 교사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미안하게 생각하고, 죄송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과거 대전지역에서 저지른 성폭행 혐의가 섬마을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던 중 추가로 드러난 것에 대해 “오래돼가지고…”라고 말하며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했다.

경찰은 이들을 호송차에 태우고 피해 여교사가 이들이 서로 “빨리 나오라”라고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었다는 추가 내용을 발표했다.

진한 선팅으로 가려진 호송차에 올라서서도 고개를 들지 못하며 얼굴을 숨긴 이들을 상대로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과 ‘기억나지 않는다’는 해명에 감춘 이들의 추악한 범행을 규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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