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폭발사고 현장 ‘안전 소홀’ 정황 속속 드러나

남양주 폭발사고 현장 ‘안전 소홀’ 정황 속속 드러나

입력 2016-06-02 17:20
수정 2016-06-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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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통 방치·부적절한 안전교육·안전관리자 부재 등

지난 1일 14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건설현장에서 안전을 소홀히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일 오전 경찰의 1차 수사브리핑에 따르면 사고현장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황은 최소한 세 가지에 이른다.

무엇보다 현장 근로자들은 전날 사용 후 보관소에 따로 보관해야 하는 산소통과 LP 가스통을 보관소로 옮기지 않고 밤사이 현장에 방치했다. 이어 다음날 오전 가스를 사용, 구조물을 잘라내는 용단작업을 하다 폭발이 일면서 붕괴사고로 이어졌다.

근로자들의 진술에 엇갈리는 부분이 있고 현장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당장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밤 사이 가스가 누출됐다가 당일 오전 작업을 시작하면서 용접봉에 불을 붙이는 순간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둘째, 작업 전 이뤄져야 하는 근로자 안전교육을 협력업체인 ‘매일ENC’ 현장소장이 없어 하위 직원이 했다. 이마저도 실제 교육을 했는지 서류상으로만 이뤄진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현장 안전점검과 교육 책임자인 포스코건설 안전관리자는 사고현장에 없었다. 또 규정상 화재 발생이나 위험 작업을 할 때 현장에 있어야 하는 감시인의 존재도 불확실한 상태다.

이밖에 이날 경찰 브리핑에서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경찰 등 수사 당국이 풀어야 할 의문점은 적지 않다.

공사장에서 작업 중 또는 작업 전후에 가스 측정기를 사용했는지, 지하 구조물내에 가스가 누출돼 있었는지, 가스통에 어느 정도의 가스가 남아 있었는지, 15m 지하 구조물에 화재경보기와 환기장치가 있었는지 등이다.

이와 함께 시공사는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이 현장에서 노무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도 명확히 가려야 할 부분이다. 사상자 14명 모두 일용직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모두 23명의 근로자가 있었다. 매일ENC 직원 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21명은 매일 ENC가 필요에 따라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다. 이 중 17명이 공사 현장인 두 곳 지하 구조물에 투입돼 작업 중 사고가 나 14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매일ENC 직원 2명과 근로자 4명은 현장 주변에서 다른 일을 하거나 대기하다 화를 면했다. 시공사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장에 아무도 없었다.

안전문제와 관련, 이런 의혹투성이인 현장에서 지난 1일 오전 7시 27분 용단작업 중 폭발과 함께 붕괴사고가 나 4명이 숨지고 10명(중상 3명, 경상 7명)이 다쳤다.

경찰은 모든 방법을 동원, 현장 안전 관련 자료를 수집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업무상 과실 여부를 집중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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