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 보듬는 천사의 손길들] 안과 없는 단양 어르신의 ‘눈’이 될게요

[‘의료 사각지대’ 보듬는 천사의 손길들] 안과 없는 단양 어르신의 ‘눈’이 될게요

남인우 기자
남인우 기자
입력 2016-01-26 22:40
수정 2016-01-27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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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교수 작년 4월부터 월 2회 봉사

“봉사 활동을 하다 보면 힐링이 됩니다. 제가 오히려 어르신들에게 감사를 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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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군 보건소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김영훈(오른쪽)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단양군 제공
충북 단양군 보건소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김영훈(오른쪽) 가톨릭대 의과대학 교수.
단양군 제공
안과병원이 없는 의료 사각지대인 충북 단양에서 어둠을 밝히는 천사의 손길이 있다. 주인공은 김영훈(51) 가톨릭대 의과대학 안과 교수다.

김 교수는 단양에 안과가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해 4월부터 매달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 군 보건소를 찾아 하루 종일 환자들을 보고 있다. 그동안 지역 주민들이 안과 진료를 받으려면 제천이나 원주까지 가야 했던 탓에 김 교수 진료가 있는 날은 보건소가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평균 환자가 90여명에 달하고 다음달까지 예약이 모두 끝났다. 김 교수가 단양을 찾은 날 한 주민은 실명 위기에 놓였다가 벗어났다. 상태가 심각한 한 환자는 김 교수의 도움으로 가톨릭대에서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에 사는 김 교수가 단양에 가려면 오전 5시 30분에 집에서 나와야 한다. 청량리역에서 오전 6시 40분 기차를 타고 2시간 10분을 달린다. 오가는 시간이 7시간이나 된다. 그래도 김 교수는 “너무 늦게 안과 진료를 받는 분들이 가끔 있어 의사로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시간이 허락되면 매주 단양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군은 김 교수의 진료를 돕기 위해 안압검사기, 시력측정기, 사시검사기 등의 장비를 마련했다.

강규원 군 보건행정팀장은 “안과를 유치하라는 군수 특명에 의사를 찾던 중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김 교수 얘기를 듣고 도움을 청하게 됐다”며 “차비 정도만 지원해 주고 있는데 최선을 다해 진료해 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안과 진료가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김 교수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한국실명재단과 경기 안산외국인 진료소에서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6-01-2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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