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보는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유튜브에서 ‘전원일기’를 챙겨 보는 지인들이 꽤 많다. 다들 한결같이 이 오래된 드라마를 다시 보며 새롭게 눈뜬 게 있다고 말한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골인 줄만 알았던 양촌리가 당대의 문제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속엔 ‘곳간 열쇠’를 사이에 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밀당부터, 외국산 소 수입 개방으로 떨어진 소값에 통곡하던 동네 청년들의 현실이 생생히 살아 있었다. 빚을 내 지은 비닐하우스가 냉해로 망가져 절망하거나, 일자리를 찾아 서울 공장으로 떠나는 젊은이를 씁쓸하게 배웅하는 장면도 있다.
서울 간 친구들 앞에서 주눅 드는 시골 청년들의 박탈감, “왜 평생 농사만 지어야 하냐”며 대드는 자식 앞에서 김 회장이 짓던 깊은 한숨 등 시대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토록 삶의 온갖 소란을 정면으로 다루었기에 ‘국민 드라마’라 불릴 만했다. 시대가 달라져도 인간의 삶과 갈등을 직시하는 이야기의 힘은 결코 바래지 않는다.
2026-07-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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