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진술 거부… 11일째 단식 이어가
조계사에 25일째 은신 중이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경찰에 자진출두 형식으로 조계사를 나선 뒤 수갑을 찬 채 형사들에 둘러쌓여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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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18분쯤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한 한 위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서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이송했으며, 곧바로 유치장에 입감시켰다.
경찰은 오후 2시 10분쯤 한 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조사 초반 인적사항 등 기초사실을 묻는 말에 대답한 이후에는 오후 2시 45분부터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이 혐의 입증용으로 들이댄 채증 사진도 아예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 위원장 조사에는 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경찰은 한 위원장 조사를 위해 300여개 항목의 범죄 사실을 입증할 질문을 준비했다.
경찰은 그가 묵비권을 활용하더라도 이들 질문을 빠짐없이 하면서 답변 태도까지 구체적으로 조서에 기록한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도 단식을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가 요청한 ‘구운 소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경찰은 11일 저녁 늦게까지 한 위원장을 조사한 뒤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등 올해 민노총이 주최한 집회에서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선동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을 상대로 적극 검토키로 했던 소요죄의 경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등에 대해 영장을 발부받은 뒤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경찰은 이영주 사무총장과 배태선 조직쟁의실장 등 다른 민노총 집행부에 대해서도 검찰과 협의를 거쳐 사전구속영장 신청 등 사법처리를 검토 중이다.
한 위원장뿐 아니라 이들 민노총 집행부가 불법·폭력 시위 주도·기획에 일정 부분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이들이 모두 경찰에 체포되면 민노총 지도부는 사실상 마비될 것으로 경찰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한 위원장이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25일간 은신한 조계사 인근에 경계·감시를 위해 경찰 부대 168개 중대와 수사 형사 1968명이 동원됐다.
이들의 급식비와 간식비, 유류비 등으로 3억 3천833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