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쇄 테러] 경계심 쉽게 풀리지 않겠죠 하지만 정부가 잘 하고 있어요…파리의 삶은 계속될 거예요

[파리 연쇄 테러] 경계심 쉽게 풀리지 않겠죠 하지만 정부가 잘 하고 있어요…파리의 삶은 계속될 거예요

입력 2015-11-19 23:10
수정 2015-11-1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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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와인무역업 하는 이예진씨가 보내온 편지

프랑스 파리에서 산 지 벌써 32년이다. 영화와 와인 공부를 하고, 결혼 후 두 딸을 키운 프랑스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한국처럼, 고향이다.

이예진씨
이예진씨
범죄 없는 나라가 있을까마는 올해 프랑스 파리는 달랐다. 지난 1월 시사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가와 기자를 겨냥한 테러가 있었고, 열달 만에 다시 이슬람국가(IS)의 연쇄 테러가 터졌다.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다들 생활 속에 조심하는 모습이 배어 있다. 카페나 바에는 여전히 사람은 많지만 예전만큼 북적이지는 않는다. 출퇴근 직장인들로 붐비는 시간에 버스와 지하철에도 비교적 사람들이 적다. 옆 사람과의 접촉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누군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거나 아랍인들을 보면 우선 피하고 돌아봐 확인하기 일쑤다. 테러가 터진 10·11구에서 멀리 떨어진 16구에 있는 NRJ 라디오 방송국에 들어가려면 소지품을 다 보여줘야 한다. 방송국 주차장에 들어갈 때는 동승자 신분증까지 확인한다. 아동 그림교실이나 일본인 노래강좌 등으로 빌리는 건물에는 담당자가 열쇠를 갖고 기다렸다가 사람들이 다 모이면 함께 들어가고, 모두 나오면 다시 문을 잠근다.

경계심은 쉬이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가 국민의 불안감을 빠르게 잠재우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사고 직후에 하루 세 번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시장협의회 등에서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마뉘엘 발스 총리는 현장을 찾고,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사건마다 개요와 향후 대처를 언론을 통해 충실히 설명한다. 정부 각료와 파리 시장, 검찰 역시 국민에게 모든 것을 공개한다.

말뿐만 아니다. 올랑드 정부는 발빠른 대처와 강력한 대응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덜어주었다. 테러리스트의 신분을 신속히 밝혀내고 숨어 있는 리더와 공범을 추적하고 속속 검거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파리지앵’이 설문조사기관 오독사와 함께 한 조사에서 국민의 신뢰를 가늠할 수 있다. 지난 16~17일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 73%(25%는 ‘매우 잘’, 48%는 ‘어느 정도’)가 올랑드 정부에 지지를 보냈다. BFM TV는 18일(현지시간) “그는 자신의 지지율을 다소 높인 ‘샤를리 효과’를 넘어 이제는 ‘11월 13일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정부의 태도와 시민의식에서 프랑스의 진면목을 찾을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드러나는 ‘반이슬람 감정’은 오히려 파리에서는 더 심해지지 않았다. 원래 반이슬람 감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골이 깊어졌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으로 정부가 선동하거나 언론이 이용하지는 않는다. 젊은층은 어려서부터 이슬람 아이들과 학교에서 같이 생활하며 자라 왔기 때문에 이질감이 거의 없다. 프랑스 내 가톨릭과 유대교, 이슬람 등 각 종교인 대표들이 모여 연대감을 보여준다. 무슬림들은 자신의 모스크를 공개하면서 “이슬람과 테러리스트를 혼합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한다.

물론 극우파도 있다. 국민전선의 수장 마린 르펜은 “프랑스는 프랑스인을 위한 국가”라면서 “(난민을 포함한) 이민자를 모두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올랑드 대통령이 사고 직후 각 정당 대표를 엘리제궁으로 초대했을 때도, 지난 17일에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줄기차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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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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