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사망자, 부검으론 ‘저체온증 사인’ 입증 어려워”

“돌고래호 사망자, 부검으론 ‘저체온증 사인’ 입증 어려워”

입력 2015-09-09 09:25
수정 2015-09-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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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국과수 원장 “저체온증 나타나도 익사 뒤따르기 때문”

낚시어선 돌고래호 유족들이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의 ‘익사’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며 부검을 요청했지만 법의학으로 사망자의 ‘저체온증 사인’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체온증이 사인이라는 점을 직접 입증하려면 시신의 온도가 주변 온도까지 떨어지기 전에 발견해 체온을 측정해야 한다.

돌고래호 사망자 시신은 사망한 후 한동안 주변 해역을 떠다니다 사고 이튿날 발견됐고, 안치된 지도 며칠이 흘렀기 때문에 이 방법으로 저체온증 사인을 직접 입증할 수 없다.

직접적으로 저체온증을 입증하지 못할 때에는 다른 사인이 아무것도 없고, 시신 온도가 주변의 온도로 떨어졌다는 점 등을 바탕으로 ‘배제진단’을 할 수 있다. 다른 사인을 다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저체온증 사인이 인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해상에서 표류하다 숨진 사망자의 경우 장시간 구조를 기다리느라 저체온증이 나타났다고 해도, 저체온증 증상으로 의식이 옅어지면서 결국 익사 과정이 뒤따르게 된다.

저체온증이 ‘선행(先行) 사인’이긴 해도 사후에 부검을 하게 되면 직접 사인이 ‘익사’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9일 “보도로 알려진 내용만으로 판단해 볼 때 법의학으로 돌고래호 사망자의 사인이 저체온증이라고 입증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저체온증 후 익사하게 되는 일반적인 과정과 그 밖에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저체온증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망 전에 선박 일부 등을 붙잡고 장시간 버티느라 생긴 다른 신체적인 정황 증거들이 있다고 해도 이는 시신 발견 초기에 면밀하게 살폈어야 논란의 여지가 적다고 서 원장은 설명했다.

돌고래호 사망자들이 생전에 장시간 구조를 기다렸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법의학보다는 생존자의 증언이나 치료자료, 다른 기술적 증거들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 원장은 “생존자 3명이 사고 직후 선박에 매달려 있던 다른 승선객들을 목격했고, 또 이들이 저체온증으로 치료를 받았다는 점 등 다른 증거를 확보하는 노력이 부검보다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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