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WHO 조사단 “수업 재개” 권고… 서울 교육청은 “휴업 연장”

[메르스 비상] WHO 조사단 “수업 재개” 권고… 서울 교육청은 “휴업 연장”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5-06-10 23:36
수정 2015-06-11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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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메르스, 학교와 무관” 발표에도 강남·서초 일괄 휴업 12일까지 연장

국내에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병한 지 20일을 넘어선 가운데 ‘휴업’을 둘러싼 학교 현장의 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있는 학교는 휴업을 하지 않는데 자가격리 대상자가 한 명도 없는 학교가 되레 휴업하는 게 대표적이다. 주된 이유는 교육부가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휴업을 권장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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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평가단 삼성서울병원 방문
WHO 평가단 삼성서울병원 방문 후쿠다 게이지(오른쪽)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 등 메르스 합동평가단이 10일 3차 감염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병실을 둘러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은 10일 “메르스 확산과 학교가 연관이 없는 만큼 현재 휴업하는 학교에 대해 수업 재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강남·서초구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일괄 휴업을 1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감염에 대한 걱정도 걱정이지만 학부모들의 휴업 요구가 거세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휴업에 들어간 학교가 2704곳에 달한 이날에야 휴업의 기준을 내려보내는 ‘뒷북 행정’의 전형을 보여줬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고교는 학생 5명이 지난 8일부터 3일째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 이 학교 학생 한 명이 다리 골절로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같은 반 5명이 응급실로 병문안을 갔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대거 발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학생들은 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들렀다”고 학교에 알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휴업을 하지 않았다. 이 학교 교감은 “확진 환자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굳이 휴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일부 학부모가 휴업 요청을 해 왔지만 현재로선 휴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학부모는 “대학입시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고등학교가 휴업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자가격리 학생이 발생해도 휴업을 하지 않는 이유는 휴업에 대한 별다른 기준이 없이 교장의 재량에만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서울·경기교육감 등과 만나 별다른 기준도 없이 휴업을 적극적으로 하라고만 했다. 휴업 학교가 늘어나면서 맞벌이 부부가 자녀를 맡기느라 비상이 걸리고 휴업한 학생들이 학원이나 PC방 등으로 향하는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서울교육청이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에 “PC방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위생에 신경을 써 달라”고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육청은 학생들이 학원으로 향하자 학원 등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휴원을 요청했지만, 서울의 1만 5000여개 학원 가운데 휴원한 학원은 100곳 내외에 불과하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학교장이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해도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현장은 답답하고 난감하다”며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은 휴업기준 시달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제때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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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6-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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