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비상] 임신부 메르스 걸려도 태아 전염 확률 낮아… 고열·폐렴에 취약

[메르스 비상] 임신부 메르스 걸려도 태아 전염 확률 낮아… 고열·폐렴에 취약

홍인기 기자
홍인기 기자
입력 2015-06-11 00:30
수정 2015-06-11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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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0대 임신부’ 확진 판정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신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최종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예비엄마들 사이에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임신부는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연기하고, 버스·지하철·택시가 아닌 자가차량을 이용하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삼성병원 응급실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임신부(40)는 이날 국립보건연구원의 최종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 8일 병원 자체 검사(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 임신부가 가벼운 근육통 등 일부 증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메르스 환자에게 투여하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등 항바이러스제를 쓰지 않고, 적극적인 대증요법(증상완화 치료)으로 치료할 방침이다. 임신중이라고 해서 모든 약물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지만 항바이러스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리바비린을 제외하고는 산모의 호흡곤란 등 상황에 따라 투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인숙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초기에는 약물투여를 자제해야 하지만, 이번 환자처럼 태아가 이미 성정한 임신 중·후기에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고열이나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상황에서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가 태아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없지만, 고열이나 호흡곤란 증상이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태반을 통과해 태아를 감염시킬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면서 “다만 임신부가 호흡이 어려워지면 산소공급이 안돼 태아의 뇌손상이나 신경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2건에 불과하다. 지난 2012년 요르단의 임신부는 태아가 약물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치료를 거부하다 임신 5개월째 유산했고, 지난 2013년 아랍에미리트에서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고 임신부가 사망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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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2015-06-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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