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진’ 서울 대형병원 ‘썰렁’…모두 마스크 차림

‘메르스 확진’ 서울 대형병원 ‘썰렁’…모두 마스크 차림

입력 2015-06-07 15:02
업데이트 2015-06-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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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응급실 등 병원 정상가동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의 실명을 공개한 7일 서울지역의 해당 대형병원들은 정상 운영을 했으나 내원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했다.

지금까지 메르스 3차 감염자 17명이 발생한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는 이날 일반적으로 환자가 적은 일요일임을 고려해도 오가는 사람이 뜸해 휑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병원 내부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라는 본관 로비부터가 썰렁했다.

문병객이나 환자 보호자로 보이는 몇몇이 의자에 드문드문 앉아 있었지만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안내 직원은 “일요일에는 원래 내원환자가 적은 편이라 평소보다 좀 더 적다고 보면 된다”며 “본관에 가장 사람이 많은데 이 정도이니 다른 병동에는 거의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환자나 보호자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입구마다 비치된 손 소독제를 손에 뿌리고 문지르는 내원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점심 시간이 됐지만 지하 1층 식당은 휑했다. 평소 같으면 최소한 절반은 찼어야 할 좌석은 3분의 1도 채 차지 않았다.

편의점을 비롯한 부대시설도 마찬가지였다. 병원 편의점 직원은 “정확히 수치로 따질 수는 없지만 평소보다 손님이 눈에 띄게 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내원객이 8천500명가량인데 이달 1∼3일 통계를 내 보니 무려 30%가 줄었다”며 “내원이 시급하지 않은 건강검진센터의 경우 검진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업무가 줄어 아예 직원 일부를 휴가 보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병원 발표에 따르면 이 병원에 있었던 1번·14번·60번·62번 환자에게 노출돼 격리조치된 의료진은 703명에 이른다. 이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인력이 약 4천명 규모임을 고려하면 18%에 이르는 인원이 근무에서 배제된 셈이다.

그러나 내원객이 줄어든 만큼 수술 등 업무 수요도 줄어 병원 가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메르스가 전파된 것으로 파악된 응급실은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주 출입구 2곳이 차단되고 본관을 거쳐 들어가는 작은 출입구 하나만 개방됐다.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응급환자가 메르스와 어떤 관련이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발열 환자는 병원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미리 메르스 의심 여부를 확인하고서 안으로 들여보내고 있다.

병원을 찾은 환자나 보호자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환자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은 40대 부부는 “그간 계속 다닌 병원이라 옮길 수도 없어 오늘도 진료받으러 왔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노출자를 모두 격리조치했다고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 중 감염자가 있는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거쳐 간 것으로 확인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은 병원과 응급실을 정상 운영하고 있었다. 병원에 따르면 이곳은 지난달 26일 메르스 환자 1명이 잠시 머물렀고 이후 내원 환자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적은 없다.

병원은 현재 응급 중환자실을 메르스 의심환자 전용 검사실로 두고 응급 중환자들은 일반 중환자실로 안내하는 식으로 의심환자를 분리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감염자로 확인된 환자는 26일 오후 6시께 왔다가 응급실 사정상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진료도 받지 못했다”며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 머물다 다른 병원으로 갔는데 나중에 메르스 환자임을 알고 당시 의료진을 비롯해 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다음날 격리조치했다”고 말했다.

역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들른 서울 여의도성모병원도 응급실을 포함한 병원 업무를 정상적으로 보고 있다. 환자와 접촉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모두 자택 격리조치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곳에서 확진 판정받은 환자는 이곳에서 발병한 것이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 이미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 왔다”며 “여기에서 확진 판정받고 바로 지정 병원으로 옮겼으며 추가로 나타난 감염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메르스 확진 환자 1명이 발생한 강동구 천호동 365서울열린의원은 이달 5일부터 진료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에는 ‘휴원 안내: 6월 중순 재개원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었으나 메르스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같은 층에서 영업 중인 한 노인돌봄센터 관계자는 “이전까지 메르스와 관련해 전혀 모르고 있다가 놀랐다”며 “그러잖아도 오늘부터 여기 계시는 노인분들 보호자들로부터 항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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