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징용 추도비 지키기에 나선 日 시민단체

조선인 강제징용 추도비 지키기에 나선 日 시민단체

입력 2015-05-12 08:10
수정 2015-05-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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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소송 낸 데 이어 시민 서명받아 현의회에 청원키로

일본 군마(群馬)현 다카사키(高崎)시의 공원 ‘군마의 숲’에는 조선인 강제징용 희생자 추도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석은 2차대전 중 일제에 의해 강제로 연행돼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한 끝에 희생된 조선인의 넋을 기리고자 2004년에 세워졌다.

군마현이 지난해 이 비석의 설치 허가 갱신을 불허해 철거 위기에 놓이자 일본 시민단체 ‘조선인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과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군마본부가 추도비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은 “군마현이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이라며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해 11월 마에바시(前橋) 지방법원에 냈다.

지난달 18일에는 다카사카시 노사회관 홀에서 추도집회가 열려 시민 180여 명이 제단에 헌화하기도 했다. 추도집회가 공원의 추도비 앞에서 열리지 못한 것은 군마현이 보수단체와의 마찰을 우려해 행사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군마현은 현내 보수우익단체가 “비문이 반일 내용을 담고 있고, 추도집회에서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2012년부터 집회 반대와 추도비 철거를 요구해온 것을 받아들여 지난해 추도비 갱신 불허 판정을 내렸다.

이노우에 데루오(猪上輝雄)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 공동대표는 추도집회에서 “군마현이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하고 철거를 요구해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인과 친선 우호의 연대를 지키려면 꼭 승소해야 한다”고 시민사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노우에 대표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2차대전 말기에 조선에서 100만여 명이 강제징용(징병)돼 다수 희생자가 나왔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피해 배상은 물론이고 정확한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일본이 주변국에 끼친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을 통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추도비를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강제징용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피해 조사 및 배상은 주변국 우호 관계 구축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추도비 지키는 모임을 주축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서명운동에는 일본 시민뿐만 아니라 민단과 재일동포도 적극적으로 나섰고 지금까지 4만 명이 동참했다. 모임은 서명록을 첨부해 오는 6월에 열리는 군마현의회에 추도비 설치 기간 갱신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선용 민단 군마본부 단장은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한 계속 사과를 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며 “일본 내 우경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양식 있는 지식인과 일반 시민 대부분은 강제징용 등 잘못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단장은 “4만 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은 정치적으로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며 “추도집회에서 진상 조사와 배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것을 보수단체가 정치 집회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억지”라고 덧붙였다.

추도비 앞면에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쓰여 있고, 뒷면에는 강제징용 등으로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를 반성하며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의 내용이 한글과 일본어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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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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