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채 허용·목적예비비 배분…누리과정 예산 부족 ‘숨통’경기·전북 등은 지방채 발행에 ‘난색’…보육난 가능성 여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에 필요한 지방채 발행 허용과 교육부의 목적예비비 5천여억원 배분 방침에 따라 6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4개 시도교육청이 부족한 관련 예산을 추가 편성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대부분 지역에서 우려된 어린이집 보육대란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전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발행 허용에도 불구하고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부족 예산의 추가 편성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이들 지역에서는 앞으로도 누리과정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 우려했던 보육대란 “급한 불 껐다”
지난달 예산이 없어 누리과정 예산지원을 중단한 강원교육청은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으로 미편성한 490억원에 대해 목적예비비 52억원과 정부 보증 지방채 367억원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도 교육청은 또 목적예비비와 지방채로도 부족한 나머지 예산 71억원은 자체 부담하기로 했다.
올해 도내 어린이집 누리과정 총 소요액은 666억원으로 도 교육청은 이 가운데 1∼3월분 176억원만 편성, 지난 4월부터 어린이집 운영비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3개월치 예산을 편성했던 인천시교육청은 목적예비비만으로는 부족할 것으로 보고 향후 교육부의 지침이 나오면 지방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충남도교육청은 부족예산 452억원 중 275억원은 교육부 목적예비비로, 177억원은 지방채 등 발행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대전시교육청도 부족 예산 289억원 가운데 목적예비비로 149억원을 충당하고 지방채를 발행해 140억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충남·대전교육청은 지방채 발행이 국고 지원인 만큼 최대한 발행한다는 입장이다.
경북교육청은 당초 예산에 편성하지 못한 올해 어린이집 예산 450억원을 추경에 반영하기로 한 가운데 지방채 발행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조만간 교육부가 지방채 발행 규모를 정해주면 최대한 활용해 각급 학교 환경개선비, 어린이집 누리과정 등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경남과 울산교육청도 누리과정 부족분에 대해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홍순옥 강원도어린이집연합회장은 “이번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비 지원 중단 사태의 1차 책임은 국가에 있고, 2차 책임은 강원도교육감에게 있다”면서 “뒤늦은 감은 있지만 지방채 발행을 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환영했다.
◇ “자체 지방채 발행 안 돼”…보육정책 둘러싼 논란 남아
지방재정법 개정안 통과로 당장 우려됐던 ‘보육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일부 교육청이 누리과정 부족분에 대한 교육청 자체 지방채 발행에 반대하고 있어 보육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4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긴급 총회에서 “교육부가 내놓은 지방교육교부금 지방채 발행 방안은 받아들여도 교육청이 자체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방교육교부금 지방채 발행은 중앙정부가 이자를 보전해주지만, 자체 지방채는 이자 부담까지 교육청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실제 광주시교육청은 누리과정에 필요한 721억원 가운데 국고예비비 149억원, 교육부 지방채 243억원을 뺀 329억원을 자체 지방채로 확보해야 하지만,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경기교육청도 교부금으로 상환해주는 이번 지방채는 발행하되, 자체 재원으로 상환해야 할 지방채를 추가 발행하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4월분 어린이집 운영비 15억4천만원을 지급하지 못한 전북도교육청도 지방채 발행에는 반대다.
전북도교육청 정옥희 대변인은 “지방채 발행을 허용한다 해도 이는 결국 도교육청의 부담이고 교육재정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추가 편성은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 무상 보육논쟁 근본적인 대책 시급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지방채 발행을 통한 추가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개정된 지방재정법은 2017년 12월 31일까지 한시 적용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도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20.27%에서 25.27%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으나 정부는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협의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하는 등 당분간 교육부와 줄다리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사정을 다 알고 있지만, 현재 교육청의 재정 형편상 능력이 안돼 자체 지방채 발행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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