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응급의료 아직도”…세월호 1주기 병원장 고백

“재난 응급의료 아직도”…세월호 1주기 병원장 고백

입력 2015-04-12 11:58
수정 2015-04-1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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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치료 중심 병원 류재광 원장 “지역 거점 병원 더 급하다”

“세월호 참사 후 재난 현장의 응급의료 발전이나 재정비는 거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자 치료 중심 역할을 했던 전남 목포 한국병원 류재광(60) 대표 원장이 세월호 1주기를 앞둔 12일 재난 응급의료 문제점을 지적했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병원 응급실을 담당했던 류 원장은 해남 아시아나 추락 사고와 세월호 참사 당시 의료 현장에서 부상자 치료 등 재난 현장 응급 의료 경험이 풍부하다.

류 원장은 “세월호 사고 후 현장의 재난 응급의료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재난 거점병원보다 더 급한 것은 지역 거점병원”이라고 역설했다.

불이 나면 멀리 있는 소방서보다 내 옆에 있는 값싼 소화기가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게 류 원장의 생각이다.

대도시 재난시스템은 문제가 없지만, 소도시나 군(郡) 지역 재난 시 현장 거점병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40개 재난 거점병원을 만들겠다’는 갑작스러운 발표로 권역별 응급의료센터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류 원장은 주장했다.

류 원장은 “정부 계획에 따라 전국의 재난 거점병원 응모를 준비하는 병원에서 응급전문의를 대량 모집해 권역별 응급 지역센터가 응급전문의 부족으로 붕괴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한국병원은 올해 응급의학 전문의 연봉과 항공수당으로 연간 2천만원을 추가로 올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5천만 국민 상대의 서울대 응급실을 100만명 상대의 목포에 설치하라는 것은 국가 재원의 낭비”라고 주장했다.

류 원장은 “재난 현장에서 통합 헬기 운영이 안 되는 것은 공무원의 부처 이기주의 때문이다”면서 “국민을 위한 헬기 운영 방법이 아닌 예산 확보만을 위한 공무원의 사고로 예산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처럼 119신고 일원화로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그는 “한 환자를 위해 닥터 헬기와 119 헬기가 동시에 출동하는 오류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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