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정 이번 주 소환 조사…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출금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핵심 3인 직접 조사할 듯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3일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관천(48) 경정이 근무하는 서울 도봉경찰서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박 경정의 자택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불밝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제기한 청와대 문건의 보도 및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착수된 가운데 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내 특수부가 위치한 10,11,12층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문건 유출과 관련된 부분을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검사 산하 특수2부에 배당하고, 명예훼손 부분은 전담 수사 부서인 형사1부에 분리 배당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검찰은 또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한 문건이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을 거쳐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보분실에서도 각종 서류와 복사 기록,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검사와 수사관 30여 명이 동원돼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박 경정은 청와대 파견이 해제돼 경찰에 복귀하기 이틀 전인 올해 2월 10일 정보분실 사무실에 쇼핑백과 상자를 가져다 놓은 뒤 같은 달 16일 찾아갔다. 박 경정은 3월 7일 도봉서 정보과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정보분실 직원들이 박 경정의 짐 속에 있는 청와대 감찰 문건을 몰래 복사해 돌려봤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이를 부인했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 분석을 마무리하는 대로 박 경정을 이번 주중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문건 작성 경위와 유출 의혹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 경정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문건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작성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박 경정은 이날 오전 2시 20분께 자택에서 나와 동승자가 미리 대기시킨 택시를 타고 청량리역 인근에서 내린 뒤 어디론가 자취를 감췄다.
박 경정은 연합뉴스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내가 지금 너무 지쳤고 몸이 아파 힘들다. 수많은 취재 차량과 기자들이 아파트 현관과 집 문 앞까지 와 문을 두드려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사흘간의 병가를 냈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28일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관련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문건을 보도했다. 문건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십상시’로 묘사하며 정씨가 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 전반을 점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청와대는 당일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8명 명의로 세계일보 사장과 편집국장, 기자 등 6명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박 경정을 문건 유출자로 지목하고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박 경정의 직속상관이었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을 출국금지하고 박 경정 조사를 마치는 대로 조 전 비서관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제3의 인물이 문건 유출에 개입한 정황도 잡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올 4월 정윤회씨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비롯해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등 핵심 3인방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조만간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청와대에서 핵심 3인의 통화 내역을 넘겨받는 한편 조 전 비서관과 정윤회씨, 박 경정의 통화 내역 등도 확보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