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일부언론 의혹 제기…정보원장·문체장관은 부인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으로 촉발된 비선실세 권력암투설이 증폭되면서 최근 정부 내에서 이뤄진 이른바 ‘박지만 인맥’에 대한 좌천성 인사가 재삼 주목받고 있다.박지만씨
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로 알려진 몇몇 인사들이 올들어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물러난 일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윤회-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간의 권력암투설과 오버랩되며 다시금 부각된 것이다.
그간 석연찮았던 정부내 일부 인사조치의 배경을 놓고선 권부 내 깊숙한 곳에서 벌어진 파워게임의 결과라는 막연한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억측이 나돌았다. 그러던 것이 ‘정윤회 문건’ 파문을 계기로 이른바 ‘박지만 인맥 솎아내기’가 권력암투의 직접적인 결과물 아니냐는 의혹을 야권과 일부 언론이 제기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2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8월 국정원 1급 A국장의 인사가 청와대 개입으로 일주일 만에 뒤바뀌고 2선으로 밀려났다”며 “인사의 이유는 1급 간부가 정씨쪽 사람들과 각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 내에선 A국장이 조 전 비서관과 만나면서 청와대 비서관들과 관련된 첩보를 제공했다는 얘기가 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의원의 의혹 제기는 박지만 인맥으로 분류되는 조 전 비서관이 지난 4월 공직기강비서관실을 떠난 것과도 연결된다. 조 전 비서관은 올해 1월 작성된 ‘정윤회 문건’ 관련 내용을 보고했고, 지난 4월 사퇴했다.
이에 대해 이병기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출석, “(국정원이) 청와대 관계자 뒤추적을 할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 그런 일이 없고 사실과 다르다”며 “검찰이 조사한다니 결과를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사표를 낸 백기승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박 회장과 친분이 깊다. 백 전 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날 당시 여권 내에선 “마지막 박지만 인맥이 정리됐다”는 얘기가 회자됐다. 반면 백 전 비서관이 청와대를 나간 것은 홍보수석실내 갈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아 ‘암투설 프레임’로 몰아가기 힘든 측면도 있다.
지난 10월 박 회장과 육사 동기인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전격 경질됐을 때에도 군내에서는 청와대 개입설이 나오는 등 인사배경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 지난 7월 전격사퇴한 배경에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씨간 권력암투가 있었다는 여러 정황과 근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김기춘-정윤회 암투설’까지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한겨레신문은 “정씨 부부가 승마선수인 딸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둘러싸고 특혜시비가 일자 청와대 등을 통해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지시로 승마협회를 감사했다”며 “문체부 조사가 정씨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담당국장과 과장에 대한 좌천성 인사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정씨가 청와대를 통해 인사에 개입한 사례 중의 하나라는 주장이다.
이에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 장관은 “보복성 인사가 아닌 것으로 보고받았고, 승마협회 (감사)내용을 보면 언론이 보도한 그런 내용이 나와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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