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조리원 파업에 ‘도시락 데이’…”소풍 온 기분”

학교조리원 파업에 ‘도시락 데이’…”소풍 온 기분”

입력 2014-11-20 00:00
수정 2014-11-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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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저소득 가정 도시락 준비 어려워”

“친구들과 교실에서 도시락을 나눠 먹으니 신나서 소풍 온 기분이에요. 엄마가 싸주신 집밥이 급식보다 훨씬 맛있어요.”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초등학교. 점심시간이 시작하기 전부터 교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급식실로 이동하는 대신 책상 위에 저마다 도시락을 꺼내놓으며 왁자지껄하게 떠들었다. 햄 부침, 계란말이, 장조림 등 색색의 반찬이 책상 위에 펼쳐졌고 교실은 고소한 냄새로 가득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이 학교에서는 이날 하루 급식이 중단됐다. 학교 측은 점심을 거르는 학생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틀 전 가정통신문을 통해 도시락을 챙겨줄 것을 학부모들에게 공지했다.

동대문구 소재 장평초등학교에서도 맞벌이·저소득 가정에서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신경을 써야했다.

장평초 관계자는 “저소득 아동 32명 가량이 혹시라도 밥을 굶게 될까봐 미리 시립상담아동센터에 도시락을 꼭 준비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럼에도 전교생 중 몇명은 도시락이나 김밥을 싸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급식비로 도시락을 집단 주문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제도적으로 외부 음식을 반입하지 못하게 돼 있어 단축수업도 고려했다”며 “학사일정 때문에 결국 도시락을 준비하도록 학부모들께 미리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장위초등학교 4학년 4반 김태언(10)양은 “컵라면을 좋아해서 주말에 자주 먹는데 학교 점심시간에 먹으니 색다르고 재미있다”며 “그런데 계속 도시락을 싸와야 하면 조금 귀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모 대신 아침 일찍 일어나 스스로 도시락을 챙긴 학생도 있었다.

장평초등학교 5학년 4반 안모(12)양은 “밤늦게까지 일하는 엄마를 일찍 깨우기 미안해서 아침 7시에 일어나 혼자서 반찬을 준비했다”며 당근과 김을 섞어 만든 계란말이를 펼쳐보였다.

장평초 관계자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맞벌이 가정이라 도시락을 못 싸오는 학생들이 있을까 봐 걱정을 했다”며 “학생들은 들뜬 분위기지만 학부모들로부터 급식중단에 불만을 표하는 민원전화도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현재 파업에 참여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31개교 소속 594명으로 이 가운데 급식실 조리종사원은 420여명,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학교는 78개교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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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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