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16명 전원 빈소 마련…희생자 첫 발인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발생 3일째인 19일, 경기도 성남지역 장례식장에 마련된 희생자 빈소에는 지인과 직장동료들의 애도 발길이 이어졌다.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김모(40)씨의 빈소에서 만난 그의 직장동료(43)는 “김씨가 잠깐 쉬러 나간 것이기 때문에 자리에 컴퓨터도 켜져 있었다”며 “사고가 난 환풍구 근처에서 종종 휴식을 했는데 그 게 마지막일 줄이야…”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고 현장 인근의 한 제조업체 직원 방모(40)씨는 공연장에 늦게 도착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씨의 지인은 “(공연장에) 늦게 가서 자리가 없어 환풍구 위에 올라갔다고 들었다”며 “꿈만 같다”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태양광 발전업체 영업사원인 조모(35)씨는 촉망받는 직원이라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어린 나이에 회사에서 팀장직을 맡아 열심히 일했다. 집은 원래 인천이지만 회사 다닌다고 판교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슬퍼했다.
성남 중앙병원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김모(27·여)씨의 빈소에도 직장동료 수십 명이 찾아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당시 김씨는 강모(24·여)씨 등 직장동료 서너 명과 함께 있다가 강씨와 함께 변을 당했다.
빈소를 찾은 동료 10여명은 접객실에 둘러앉아 허공만 응시한 채 어떤 말도 나누지 않고 침묵만을 지켰다. 동료 두 명을 한 번에 잃은 충격이 가시지 않는 듯했다.
공연장 인근 엔지니어링 업체에 근무하던 이모(45)씨는 사고 직전 한 직장동료와 통화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끊긴 이후 동료들이 병원을 돌아다니며 인상착의를 확인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유족은 “고인의 아내와 자녀가 중국에 있는 와중에 사고가 났는데 고맙게도 동료들이 찾아줬다”고 말했다.
이날 희생자 빈소가 차려진 성남과 용인, 안양지역 장례식장에는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를 주관한 이데일리 곽재선 회장이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한편, 희생자 16명 중 장례를 치른 1명을 제외한 15명의 빈소는 성남 중앙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각 5곳, 분당제생병원·용인 강남병원·평촌 한림대성심병원·서울 을지병원 등에 14곳에 마련돼 있다. 이 중에는 부부 합동 빈소가 포함돼 있다
유족들은 이날부터 차례로 장례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나 일부는 사고 대책본부와의 논의과정을 지켜본 뒤 장례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삼성서울병원에서 홍모(29)씨의 발인식이 희생자 중 처음으로 진행됐다. 주변 IT 업체에서 근무하던 홍씨는 동료들과 공연을 보다가 사고를 당했다. 홍씨의 유해는 경기 광주 분당추모공원에 안치된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5시 53분께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옆 환풍구 덮개 붕괴사고로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27명이 18.7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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