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지났지만…관광객 상당수 제주공항에 발묶여 “김밥으로 끼니 떼운다”

태풍 지났지만…관광객 상당수 제주공항에 발묶여 “김밥으로 끼니 떼운다”

입력 2014-08-04 00:00
수정 2014-08-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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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보내주오”…2∼3일 공항서 발 ‘동동’

지난 2일 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이 마비돼 제주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의 상당수가 4일 오전까지도 제주를 떠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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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이 마비돼 제주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의 상당수가 4일에도 제주를 떠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대기하는 관광객들이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있는 모습.  연합뉴스
제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항공기 운항이 마비돼 제주에 발이 묶였던 관광객의 상당수가 4일에도 제주를 떠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사진은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대기하는 관광객들이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거나 누워있는 모습.
연합뉴스
3일부터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됐지만 여객기 결항으로 예약을 취소했던 관광객들이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항공편 좌석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4일 오전 11시 제주공항의 항공사 발권 카운터 앞에는 항공권을 예매하려는 관광객들이 밀려들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돗자리를 깔고 진을 친 관광객들의 모습도 여전했다.

제주공항은 지난 2일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출·도착 411대가 결항하는 등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전면 통제됐다. 다음 날인 3일에는 날씨가 풀려 임시편 130여편 등 총 432대까지 투입돼 관광객 1만9천여명은 제주를 떠났다. 그러나 2일 떠나려던 4천200여명이 4일 오전 9시 현재까지 원하는 목적지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지난주 가족 7명과 함께 여행을 왔다가 사흘째 발이 묶인 이영규(37·서울시)씨는 “오늘은 출근하는 날인데 좌석을 구하지 못해 회사에 연차휴가를 냈다. 가족들이 힘들어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씨 제주에서 2박을 더하게 되면서 숙식과 차량 대여 등으로 100만원 이상의 경비를 지출했다.

이씨는 “태풍에 항공기가 결항한 점은 이해하겠지만 이용객들이 체류를 더 하게 됐는데도 숙박과 교통, 대체 항공편에 대한 항공사의 안내가 전혀 없어 매우 혼란스러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항 구석에 쪼그리고 앉은 송은화(43·여·서울시)씨도 항공좌석이 없어 제주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송씨는 “3일 임시편까지 투입했다는데도 항공좌석이 없어 계속 기다리기만 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그간 숙박시설을 구하지 않고 공항에서 노숙 아닌 노숙 생활을 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항공기 결항사태 이후 공항 내에서 잠을 잔 이용객은 지난 2일 밤 800여명, 3일 밤에는 500여명이다.

태풍으로 빚어진 항공기 결항사태로 항공사 직원과 공항공사 직원들도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다. 2일부터 새벽에 출근해 공항 운영이 정상화되기만을 바랐다.

한 항공사 직원은 “계속 밀려드는 고객들로 밥을 먹을 시간이 없어 라면에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며 “승객들이 항의할 때마다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대한항공은 3일과 4일 양일간 기존 정기편에서 항공좌석 465석 규모의 보잉747기 14대를 비롯해 특별기 20편을 더 띄우는 등 항공사마다 총 162편의 항공편을 증편해 총 7만7천여 명을 수송했다.

수백대의 항공기가 제주공항을 운항하다 보니 제주공항 역대 운항편수와 처리실적에서 새로운 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3일 하루 국내선 운항 편수는 471편으로 지금껏 최다 국내선 운항 편수 408편(5월 4일)의 기록에 견줘 15.4%(63편) 더 운항했다.

국제선도 105편이 운항해 기존 기록 88편(7월 10일) 보다 19.3% 운항 편수가 늘었다.

왕복 기준, 여객 인원은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해 하루 10만2천782명이 이용해 기존 기록인 8만4천760명(6월 3일)이 견줘 21.2%(1만8천22명) 더 많았다.

3일 제주공항을 운영한 총 18시간 중 대부분인 10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을 위한 ‘슬롯’(SLOT)의 한계 횟수 34회 이상 운영돼 공항 포화 수준을 넘기도 했다.

슬롯은 항공기가 이·착륙해 계류장을 이동하는 시간을 뜻하며, 슬롯 한계 횟수인 34회는 항공기가 1분45초마다 이·착륙한다는 의미다.

오후 9시대에는 슬롯이 최대 40회를 기록해 1시간 동안 항공기가 1분30초마다 한 대씩 이착륙하기도 했다.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여름 피서 절정기를 맞은 지난주 관광객 수만 명이 제주를 찾았다가 태풍으로 결항이 돼 혼잡이 빚어졌다”며 “이날까지 남은 승객들을 충분히 수송할 수 있어 5일부터는 공항 운영이 정상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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