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집무실과 전용기에서 AP통신의 취재 활동을 금지했다.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표기하라는 자신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9일에는 자신과 공화당에 비판적 보도를 해 온 CNN, 폴리티코, MS나우 소속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이들의 출입증도 압수했다. “미국 대통령과 미국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쓰고 전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면서 “다른 허위뉴스 언론사도 곧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3개 매체는 21일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헌법은 대통령이나 어떤 정부관리도 보도내용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통지나 절차 없이 수정헌법 1조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장의 핵심이다. 수정헌법 제1조는 ‘의회는 종교활동, 언론출판의 자유, 평화적 집회 및 정부 청원 권리를 침해하는 어떤 법률도 제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ABC, CBS, NBC, 폭스뉴스 등 주요 방송사들도 공동대응에 나섰다. 순번제로 대통령을 취재해 내외신에 제공하는 ‘백악관 TV공동취재단’의 영상 공급을 중단한 것. 백악관의 대통령 전용헬기 착륙장 준공식에 방송사 마이크는 없었던 까닭이다. 백악관이 제공한 영상에서는 트럼프의 목소리가 헬기 소음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진 백악관 TV공동취재가 중단된 건 전례 없는 일. 발끈한 백악관은 유튜브에서 24시간 방송되는 자체 채널 ‘트럼프 TV’를 출범시켰다. “행정부 주요 발표와 명장면을 실시간으로 24시간 업데이트해 보여 주겠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쉴 새 없이 메시지를 발신해 왔다. 관제 방송채널을 하나 더 추가하는 게 얼마나 큰 홍보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중간선거를 눈앞에 둔 트럼프의 ‘언론과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2026-09-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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