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학생 숙소서 화재 감지기 작동…트라우마 자극

단원고 학생 숙소서 화재 감지기 작동…트라우마 자극

입력 2014-06-24 00:00
수정 2014-06-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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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배에 놓고 나왔다는 죄책감에 화재경보에도 꼼짝 못해”

세월호에 탔던 단원고 학생들이 함께 지내는 숙소에서 화재 감지기가 오작동해 트라우마를 자극한 사실이 24일 법정에서 알려졌다.

생존 학생의 가족 A씨는 이날 광주지법 201호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을 방청해 학생들의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재판 첫머리에 발언 요청을 하고 “일요일(22일) 저녁에도 숙소에 화재감지기가 작동해 사이렌이 울리고 경보기가 반짝거렸다”며 “’화재가 발생했으니 대피하라’는 방송이 서너 차례 나왔을 때 어떤 아이들은 계단으로 뛰어내려가다 다치기도 했고 대부분은 주저앉아 꼼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배에 머물러 있으라”는 대기 방송을 떠올린 학생들은 친구들을 배에 놓고 나왔다는 죄책감에 현장에서 움직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는 “당시 놀라 119에 실려간 학생도 있고 부모들도 놀랐다”며 “(아픔이) 지금도 진행형이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또 “고등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 평생 겪을 아픔을 겪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며 “감정을 억누르고 밤에 들어와 자리에 눕는 것을 보면 학부모의 마음도 너무 아프다”고 전했다.

생존 학생 가족은 승무원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할 학생들의 아픔을 고려해 광주가 아닌 가까운 곳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재판부는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증언을 듣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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