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개발 소외감 느끼던 인천 시민에 주효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가 5일 박빙의 승부 끝에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를 누르고 인천시장에 당선됐다.유 후보가 지난 3월 출마 선언을 했을 때만 해도 그가 송 후보를 꺾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지지율 격차를 점차 좁히더니 결국 역전승을 일궈냈다.
유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는 우선 ‘힘 있는 시장’론이 인천시민에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민은 인천이 항만과 공항을 보유하고 있고 전국 3대 도시이지만 서울의 위성도시 취급을 당하며 각종 개발사업에서 소외돼 왔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대통령·중앙정부와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유 후보의 ‘힘 있는 시장론’은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딘 원도심 중구·동구·남구, 농·어촌 지역인 강화군·옹진군에서 유 후보가 송 후보를 압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 사이에서는 2002년 이후 인천시장의 소속 정당과 집권당이 서로 달라 인천이 홀대받았다는 주장도 설득력있게 공유됐다.
새누리당 안상수 전 시장은 2002∼2010년 임기 대부분을 옛 민주당 출신인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보냈다. 새정치연합 송영길 시장도 2010∼2014년 새누리당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야 했다.
유 후보 지지자들은 오랜만에 시장 소속정당과 집권당이 일치하게 됐다며 시장과 중앙정부의 협력으로 인천 발전이 속도를 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유 후보가 송 후보의 임기 4년을 ‘부채·부패·부실’로 규정하며 그의 아킬레스건을 끊임없이 공략한 것도 승리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4년 전 선거에서 부채 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지만 인천시 부채는 9조원에서 13조원으로 되레 늘었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전임 안상수 시장이 벌려놓은 사업들을 수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늘어난 부채지만 시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규모에 주목할 뿐이었다.
송 후보의 임기 말기에 측근 비리가 터져나온 것도 유 후보에게는 호재가 됐다. 송 후보의 비서실장이 건설사로부터 5억원을 받아 구속된 사건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생명처럼 여겨온 송 후보에게도 치명타가 됐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선거의 달인’이라는 칭호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를 포함, 총 7차례 선거를 치러 6승 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민선 1·2기 김포군수·시장 선거에서 당선됐고 17∼19대 총선 때 김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특히 2004년 17대 총선 땐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한나라당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되는 상황에서도 경기·인천 지역에서 당선된 초선의원 2명 중 1명에 포함됐다. 그가 선거에서 진 것은 민선 3기 김포시장 선거가 유일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