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배 밖으로만 나왔어도”…구조영상 추가공개

<세월호참사> “배 밖으로만 나왔어도”…구조영상 추가공개

입력 2014-04-29 00:00
수정 2014-04-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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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어업지도선 구조활약상 담긴 21분 분량 영상 공개

왼쪽으로 완전히 기운 선체 난간에 매달린 승객, 바다에 몸이 잠긴 채 선체 구조물을 잡고 머리만 내놓은 승객, 구명조끼조차 입지 않고 바다에 빠진 승객….

세월호 침몰 당시 승객들의 구조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잇따라 공개되는 영상을 볼수록 배 밖으로만 나왔어도 모두 구조됐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 깊어지고 있다.

안전과 구조 효율성을 위해 민간 어선의 접근을 통제했다는 군경의 설명은 단 한 척의 소형어선이 아쉬운 현장 상황에 설득력을 잃었다.

화면상 승객들을 구조해 나르는 보트는 어업지도선을 포함해 10척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영상은 전남도 어업지도선 201호에 딸린 단정 항해사 박승기(44) 씨의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로 촬영됐다.

해경의 공개 영상과 달리 지난 16일 오전 10시 4분부터 25분까지 21분 분량의 촬영 장면이 편집 없이 그대로 공개됐다.

10시 8분 진도군 의신면 갈명도에서 불법어업 단속 중 사고 소식을 듣고 출동한 단정은 세월호에 닿자마자 선미 부분 갑판 위에 눕다시피 줄을 잡고 버티던 남성을 구조했다. 세월호는 이미 왼쪽으로 90도 기운 상황이었다.

목포해경 123정의 구명보트는 바로 옆에서 승객 10여명을 차례로 구조했다.

바다를 헤엄쳐 구명보트 쪽으로 다가가는 구조대원의 모습도 보였다. 구조대원들의 머리 위를 날던 헬기 2대는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 선체 우현 위에서 프로펠러 소음만 요란하게 내고 있었다.

그나마 잡고 버틸 만한 난간이 있는 계단 근처에는 승객들이 어김없이 매달려 있었다. 승객들은 단정이 세월호에 바짝 붙자 곡예하듯 안간힘을 쓰며 어업지도원의 손을 잡고 단정에 올라탔다.

구조된 승객들은 인근에서 대기 중인 진도아리랑호로 차례차례 옮겨타 안도의 숨을 내쉰다.

”잡기만 해! 잡기만 해!”

세월호 둘레를 돌며 승객을 찾던 어업지도원들은 펴지지도 않은 구명벌이 즐비하게 늘어선 옆 난간을 잡고 바다 위로 머리만 내놓은 학생들을 향해 소리쳤다.

10시 18분. 해양경찰 구명보트 쪽으로 단정을 옮기자 물에 잠긴 선체에서 학생 20여명이 상반신을 드러내고 구조를 요청했다.

구조한 승객들을 해경 경비정으로 옮겨 태우기를 몇 차례 반복하는 동안 어업지도원들은 바다에 빠진 승객들도 건져 올렸다.

영상에는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셔츠 차림의 익수자가 다른 보트 위로 건져지는 모습도 담겼다.

오전 10시 25분 세월호는 완전히 뒤집혀 바닥을 하늘로 향해 뱃머리 부분만 물 위로 노출했다. 세월호 위로 헬기가 맴돌고 컨테이너들이 바다 위에서 떠다니는 장면으로 영상은 끝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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